그래픽=비즈워치


한국 조선·방산 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한미 통상·안보 협상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JFS)에 한국의 원자력 핵추진 잠수함(핵잠·원잠) 건조 추진 승인과 민간 우라늄 농축·재처리 절차 지지가 공식 포함되면서다. 핵잠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설계·도크·인력 기반을 갖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유력 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다.
韓 첫 핵잠 어디서 만들까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할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사업은 약 5000톤급 4척 규모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앞서 안규백 국 황금성릴게임 방부 장관이 "최소 4척 이상은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고 강동길 해군참모총장도 "핵추진 잠수함은 5000톤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사업 규모의 기준점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조인트 팩트시트(JFS)에 핵잠 건조 승인과 핵연료 절차 지지 내용이 공식 반영되자 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으로 쏠리고 있 체리마스터모바일 다. 두 회사 모두 핵잠 건조 경험은 없으나 실제 건조를 수행할 수 있는 도크 규모·특수선 공정·잠수함 제작 인력·엔지니어링 역량을 동시에 갖춘 국내 조선소는 이 두 곳뿐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미국 해군성 존 필린 장관(왼쪽 세 번째)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 바다이야기APK 쪽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유콘'함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화오션


특히 한화오션은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축적한 잠수함 기술력을 기반으로 총 23척을 수주해 현재까지 17척을 인도한 국내 최다 잠수함 건조사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진 릴게임갓 행 중인 핵잠 개념설계 용역에도 한화오션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핵잠 사업의 초기 단계부터 관여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또 한화오션의 미국 거점인 필리조선소는 이와 별개로 미국 해군의 함정·잠수함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현지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한화 약 7조3000억원)를 투자해 2035년까지 연간 모바일야마토 20척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공식 계획을 내놨다. 필리조선소 건조 물량 가운데 설계·블록·주요 기자재 약 40%는 한국에서 공급되는 구조로, 해외 진출과 국내 생산기반 강화가 동시에 기대 가능하다.
韓 조선에 열린 '기회의 창'
HD현대중공업 역시 핵잠 사업 수행에 필요한 잠수함·특수선 제작 인프라를 폭넓게 갖춘 기업으로 꼽힌다. 회사는 KSS-II(손원일급) 잠수함 6척과 KSS-III Batch-I(도산안창호급) 1척을 직접 건조하며 중대형 잠수함 설계·제작 능력을 축적해왔다. 여기에 이지스 구축함, 대형수송함 등 고부가 전투함 라인과 선체·전투체계 통합 능력을 보유해 핵추진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한 공정·엔지니어링 기반도 확보하고 있다.



정비를 위해 울산 HD현대미포 인근 염포부두에 입항 중인 미 해군 소속 4만1000톤급 'USNS 앨런 셰퍼드함'./사진=HD현대


HD현대중공업은 해외 해군 사업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헌팅턴잉글스와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협력을 진행 중이며 페루·인도 등지에서도 잠수함·상륙함·호위함 공동 건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통해 방산·중형선 야드가 하나의 체계로 통합되면서 향후 특수선 수요 대응을 위한 생산 능력 확충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도 국내 핵잠 사업과 마스가의 본격화를 업황 재평가 요인으로 보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에 대해 1500억 달러 투자 확정이 명기된 것은 미국의 마스가 의지를 재확인한 대목"이라며 "한국 조선소는 건조뿐 아니라 유지·정비·인력 훈련 등 공급망 전반에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한국형 원잠 도입이 앞당겨질 수 있는데, HD현대미포 합병을 통해 선제적으로 방산 도크를 확충한 HD현대중공업과 옥포조선소의 특수선 조선소를 2023년부터 증설해 온 한화오션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2026년 이후 방산 부문의 진전과 마스가의 가속화로 한국 조선사의 대미 투자가 확 커질 것"이라며 "호주(AUKUS) 물량도 중요한 변수"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버지니아급 공급 지연으로 호주 인도 물량까지 밀리는 상황에서 한국이 원잠 건조에 성공하면 호주가 협력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와 함께 미국 선박과 함정의 국내 건조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상선뿐 아니라 미 해군 함정 건조도 대한민국 내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도다솔 (did0903@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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