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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릴게임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 스틸컷. 이 영화는 에밀 졸라의 또 다른 작품 <테레즈 라캥>에서 영감을 받았다.
"확실히 내가 쓴 소설 가운데 가장 정숙한 소설이다."
'19세기 실천하는 지성인' '영화감독 박찬욱이 사랑한 작가' 에밀 졸라의 장편소설 <목 바다이야기룰 로주점>을 펼치면 이런 작가의 말부터 나옵니다. 뒤에 나올 소설이 전혀 정숙하지 않다는 얘기죠. 마치 '이 작품은 실제 사건, 실존인물과 무관합니다' 안내문을 띄우고 시작하는 영화야말로 실화와 밀접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해명이 필요한 것처럼요.
외설 논란 부른 문제작
1877년 출간된 <목로주점>은 프랑스 파리 하층 뽀빠이릴게임 민의 비참한 삶을 적나라하게 그린 문제작입니다. 소설은 여자주인공 제르베즈가 사실혼 관계였던 랑티에를 떠나보내며 시작합니다. 둘 사이에는 아이도 두 명 있죠. 제르베즈는 이후 쿠포와 결혼하지만, 랑티에가 돌아와 집에 눌러앉자 세 사람이 같은 집에서 살게 됩니다.
한 여자와 두 남 릴게임황금성 자의 동거와 불륜, 치정 문제로 빨래터에서 엉덩이까지 드러내며 '개싸움'을 벌이는 두 여자, 일상의 은어와 속설을 구사하는 문체…. 소설은 출간 전 신문에 연재됐는데 선정성 논란이 거셌어요. 우파, 좌파, 낭만주의자, 사실주의자 가릴 것 없이 "천박한 소설" "끔찍한 음란" 같은 비난을 쏟아냈어요.
졸라는 서문을 통해 해명합니다. '저질 바다이야기온라인 소설'이라는 비난을 피하려 작가 스스로 '스포일러(미리 결말을 알려 재미를 반감시키는 행위 또는 사람)'가 됐습니다.
"나는 파리 변두리의 오염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한 노동자 가정의 숙명적 몰락을 그리고자 했다. 음주벽과 게으름의 끝에는 가족 관계의 이완, 난잡한 혼거, 성실한 감정의 점진적 망각이 있고, 대단원으로서 수치와 죽음이 있기 마련이다. 기실 그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교훈이 아니겠는가."
졸라의 말처럼 제르베즈의 삶은 수치와 죽음으로 끝을 맺습니다. 성실한 함석장이 쿠포와 새 출발을 꿈꿨지만, 쿠포는 추락 사고 후 실의에 빠져 알콜중독자로 전락합니다. 제르베즈는 다리를 절면서도 세탁일로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데, 랑티에가 돌아옵니다. 그는 제르베즈의 가정을 혼란에 빠뜨린 뒤 또다시 바람이 나요. 자포자기에 빠진 제르베즈는 알콜중독에 빠지고, 제르베즈와 쿠포 사이에서 난 딸 나나는 거리의 여자가 됩니다.
제르베즈가 꿈꿨던 평범한 삶이란 건 때로 비범한 일이지요. "조용히 일하고, 언제나 먹을 빵이 있고, 잠자기 적당한 집이 있고" 그곳에서 매 맞지 않으며 아이들을 잘 키우다가 "자기 침대에서 죽기를" 소망하던 제르베즈는 "사람들이 무언가 구역질 나는 것을 주면서 그녀가 그것을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내기"할 정도로 가까스로 연명하다가 "브뤼 영감의 개집"에서 눈을 감습니다.
하지만 몰락의 교훈을 운운한 졸라의 서문은 논란을 피하기 위한 거짓말처럼 보입니다. 그는 등장인물의 비참함이 그들만의 탓은 아니라고 작품 곳곳에서 말하거든요.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은 '가난'입니다. 수치와 죽음은 가난과 뗄 수 없는 존재지요.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이들은 단 한 번의 사고로도 삶이 진창에 빠집니다. 굶주리면 일할 능력을 잃고 병들어가요. 훗날 졸라가 일간지 1면에 '나는 고발한다'라는 글을 실어 드레퓌스 대위의 억울한 간첩 누명을 벗겼듯이, 그는 <목로주점>을 통해 부르주의 중심 사회의 이면, 가난의 대물림과 이를 방치하는 사회를 고발합니다.
출간 3년 만에 100쇄 돌파
'목로주점'을 국어사전에 찾으면 '널빤지로 좁고 길게 만든 상을 차려놓고 술을 파는 집'이라는 정의가 나옵니다. 포장마차 또는 선술집쯤 될까요. 마치 포장마차에 앉은 것처럼 하층민의 삶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 소설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관심'은 희소한 재화입니다. 어떤 대상을 작품으로 삼는다는 건 주목하는 일, 즉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는 일이죠. 영웅적이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하층민들만을 등장인물로 소설로 쓴 건 당시로서는 파격이었습니다.
세밀한 글쓰기는 꼼꼼한 사전취재를 짐작케합니다. 싸구려 호텔의 한 달치 방세나 빵 한 덩어리, 빨래터의 온수 한 양동이, 스튜 냄비의 가격까지 썼어요. 흡사 그 시대 물가를 취재한 르포 기사 같습니다. 작품 후반부에 이르러 제르베즈 가족의 비참한 모습 역시 잔혹할 만큼 자세히 묘사합니다.
영화 '목로주점' 중 빨래터 싸움 장면.
작품을 읽다 보면 19세기 파리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하층민들이 모여 살던 파리 18구 구트도르 일대, 방돔광장, 센강을 가로지르는 퐁루아얄 다리 등을 보여주거든요. 소설에 언급되는 장소들 중에는 아직 남아있는 곳들도 있고요.
제르베즈와 쿠포의 결혼식 피로연으로 손님들이 루브르 박물관을 구경하는 장면은 깨알 같은 재미를 줍니다. 일행들은 최근 도난 사건으로 화제가 된 보석 전시실은 빼놓고 가지 않지만요. 이 장면에 이어 토끼 고기찜, 송아지 넓적다리찜 등 이례적으로 풍성한 식사도 묘사됩니다. 박찬욱 셰프가 서울 광화문에서 운영하는 '몽로'는 이 작품 제목에서 상호를 따왔습니다.
퇴폐 논란이 호기심을 부추긴 걸까요. 외면하던 현실 속 풍경이 소설에 재현되자 공감대를 부른 걸까요. <목로주점>은 희대의 베스트셀러였습니다. 출간 3년 후 100쇄를 돌파했습니다.
세잔에게 사과를 선물한 소설가
작품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도 졸라의 편에 섰던 화가가 있습니다. 바로 최근 국내에서도 전시가 진행 중인 '인상파 거장' 폴 세잔. 세잔과 졸라는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에서 함께 자라난 오랜 친구 사이였습니다. 병약했던 소년 졸라는 자신을 괴롭힘으로부터 구해준 세잔에게 사과 한 바구니를 선물했다고 전해집니다. 사과는 둘의 우정의 상징이자 "사과 하나로 파리를 놀라게 하고 싶다"던 화가 세잔의 대표적 소재가 됐습니다.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의 세잔 아뜰리에. 프랑스관광청 제공
세잔과 졸라는 고향을 떠나 각각 화가와 작가로 자리잡으면서 우정을 이어갔습니다. 둘이 편지를 수시로 주고 받아 이 편지들을 모은 책 <교차된 편지들 1858-1887> 등이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둘의 우정은 영화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으로 제작됐고요.
폴 세잔 ‘사과와 오렌지가 있는 정물’(1899). 파리 오르세 미술관
이토록 각별했던 두 사람이 결국 절교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세잔이 졸라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비참한 화가가 자신을 묘사한 거라 생각해 분노했다는 소문이 있죠.
하지만 <목로주점> 출간 당시만 해도 세잔은 졸라에게 이런 편지를 보내며 응원했습니다.
"자네의 소설 <목로주점>처럼 고유하고 내밀한 주제를 다룬다면 성공은 당연히 뒤따르리라고 생각해. 사실 나는 자네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옳지 않다고 생각해. 아무리 극으로서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인물들의 관계와 힘, 또 그로부터 추론 가능한 것들을 알 수 있기 때문이지."
에밀 졸라(1840~1902).
시간이 흘러 "세간의 평가"는 달라졌고, <목로주점>은 졸라의 연작 소설 시리즈 '루공-마카르 총서'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졸라는 사망 4년 뒤 민중의 애도 속에서 팡테옹으로 이장됐습니다. 팡테옹은 빅토르 위고, 장-자크 루소, 마리 퀴리 등 프랑스의 전설적 위인들이 안장된 국립묘지입니다. 졸라는 훗날 자신과 작품의 가치가 재조명될 거라 예견이라도 한 듯 작품 서문에서 이런 자부심을 새겨두었습니다.
"나 자신을 변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의 작품이 나를 변호해 주리라. 이것은 진실의 작품이요, 거짓말을 하지 않는, 민중의 냄새가 나는 최초의 민중 소설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기자 admin@no1reelsite.com
바다이야기#릴게임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 스틸컷. 이 영화는 에밀 졸라의 또 다른 작품 <테레즈 라캥>에서 영감을 받았다.
"확실히 내가 쓴 소설 가운데 가장 정숙한 소설이다."
'19세기 실천하는 지성인' '영화감독 박찬욱이 사랑한 작가' 에밀 졸라의 장편소설 <목 바다이야기룰 로주점>을 펼치면 이런 작가의 말부터 나옵니다. 뒤에 나올 소설이 전혀 정숙하지 않다는 얘기죠. 마치 '이 작품은 실제 사건, 실존인물과 무관합니다' 안내문을 띄우고 시작하는 영화야말로 실화와 밀접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해명이 필요한 것처럼요.
외설 논란 부른 문제작
1877년 출간된 <목로주점>은 프랑스 파리 하층 뽀빠이릴게임 민의 비참한 삶을 적나라하게 그린 문제작입니다. 소설은 여자주인공 제르베즈가 사실혼 관계였던 랑티에를 떠나보내며 시작합니다. 둘 사이에는 아이도 두 명 있죠. 제르베즈는 이후 쿠포와 결혼하지만, 랑티에가 돌아와 집에 눌러앉자 세 사람이 같은 집에서 살게 됩니다.
한 여자와 두 남 릴게임황금성 자의 동거와 불륜, 치정 문제로 빨래터에서 엉덩이까지 드러내며 '개싸움'을 벌이는 두 여자, 일상의 은어와 속설을 구사하는 문체…. 소설은 출간 전 신문에 연재됐는데 선정성 논란이 거셌어요. 우파, 좌파, 낭만주의자, 사실주의자 가릴 것 없이 "천박한 소설" "끔찍한 음란" 같은 비난을 쏟아냈어요.
졸라는 서문을 통해 해명합니다. '저질 바다이야기온라인 소설'이라는 비난을 피하려 작가 스스로 '스포일러(미리 결말을 알려 재미를 반감시키는 행위 또는 사람)'가 됐습니다.
"나는 파리 변두리의 오염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한 노동자 가정의 숙명적 몰락을 그리고자 했다. 음주벽과 게으름의 끝에는 가족 관계의 이완, 난잡한 혼거, 성실한 감정의 점진적 망각이 있고, 대단원으로서 수치와 죽음이 있기 마련이다. 기실 그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교훈이 아니겠는가."
졸라의 말처럼 제르베즈의 삶은 수치와 죽음으로 끝을 맺습니다. 성실한 함석장이 쿠포와 새 출발을 꿈꿨지만, 쿠포는 추락 사고 후 실의에 빠져 알콜중독자로 전락합니다. 제르베즈는 다리를 절면서도 세탁일로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데, 랑티에가 돌아옵니다. 그는 제르베즈의 가정을 혼란에 빠뜨린 뒤 또다시 바람이 나요. 자포자기에 빠진 제르베즈는 알콜중독에 빠지고, 제르베즈와 쿠포 사이에서 난 딸 나나는 거리의 여자가 됩니다.
제르베즈가 꿈꿨던 평범한 삶이란 건 때로 비범한 일이지요. "조용히 일하고, 언제나 먹을 빵이 있고, 잠자기 적당한 집이 있고" 그곳에서 매 맞지 않으며 아이들을 잘 키우다가 "자기 침대에서 죽기를" 소망하던 제르베즈는 "사람들이 무언가 구역질 나는 것을 주면서 그녀가 그것을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내기"할 정도로 가까스로 연명하다가 "브뤼 영감의 개집"에서 눈을 감습니다.
하지만 몰락의 교훈을 운운한 졸라의 서문은 논란을 피하기 위한 거짓말처럼 보입니다. 그는 등장인물의 비참함이 그들만의 탓은 아니라고 작품 곳곳에서 말하거든요.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은 '가난'입니다. 수치와 죽음은 가난과 뗄 수 없는 존재지요.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이들은 단 한 번의 사고로도 삶이 진창에 빠집니다. 굶주리면 일할 능력을 잃고 병들어가요. 훗날 졸라가 일간지 1면에 '나는 고발한다'라는 글을 실어 드레퓌스 대위의 억울한 간첩 누명을 벗겼듯이, 그는 <목로주점>을 통해 부르주의 중심 사회의 이면, 가난의 대물림과 이를 방치하는 사회를 고발합니다.
출간 3년 만에 100쇄 돌파
'목로주점'을 국어사전에 찾으면 '널빤지로 좁고 길게 만든 상을 차려놓고 술을 파는 집'이라는 정의가 나옵니다. 포장마차 또는 선술집쯤 될까요. 마치 포장마차에 앉은 것처럼 하층민의 삶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 소설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관심'은 희소한 재화입니다. 어떤 대상을 작품으로 삼는다는 건 주목하는 일, 즉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는 일이죠. 영웅적이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하층민들만을 등장인물로 소설로 쓴 건 당시로서는 파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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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목로주점' 중 빨래터 싸움 장면.
작품을 읽다 보면 19세기 파리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하층민들이 모여 살던 파리 18구 구트도르 일대, 방돔광장, 센강을 가로지르는 퐁루아얄 다리 등을 보여주거든요. 소설에 언급되는 장소들 중에는 아직 남아있는 곳들도 있고요.
제르베즈와 쿠포의 결혼식 피로연으로 손님들이 루브르 박물관을 구경하는 장면은 깨알 같은 재미를 줍니다. 일행들은 최근 도난 사건으로 화제가 된 보석 전시실은 빼놓고 가지 않지만요. 이 장면에 이어 토끼 고기찜, 송아지 넓적다리찜 등 이례적으로 풍성한 식사도 묘사됩니다. 박찬욱 셰프가 서울 광화문에서 운영하는 '몽로'는 이 작품 제목에서 상호를 따왔습니다.
퇴폐 논란이 호기심을 부추긴 걸까요. 외면하던 현실 속 풍경이 소설에 재현되자 공감대를 부른 걸까요. <목로주점>은 희대의 베스트셀러였습니다. 출간 3년 후 100쇄를 돌파했습니다.
세잔에게 사과를 선물한 소설가
작품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도 졸라의 편에 섰던 화가가 있습니다. 바로 최근 국내에서도 전시가 진행 중인 '인상파 거장' 폴 세잔. 세잔과 졸라는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에서 함께 자라난 오랜 친구 사이였습니다. 병약했던 소년 졸라는 자신을 괴롭힘으로부터 구해준 세잔에게 사과 한 바구니를 선물했다고 전해집니다. 사과는 둘의 우정의 상징이자 "사과 하나로 파리를 놀라게 하고 싶다"던 화가 세잔의 대표적 소재가 됐습니다.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의 세잔 아뜰리에. 프랑스관광청 제공
세잔과 졸라는 고향을 떠나 각각 화가와 작가로 자리잡으면서 우정을 이어갔습니다. 둘이 편지를 수시로 주고 받아 이 편지들을 모은 책 <교차된 편지들 1858-1887> 등이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둘의 우정은 영화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으로 제작됐고요.
폴 세잔 ‘사과와 오렌지가 있는 정물’(1899). 파리 오르세 미술관
이토록 각별했던 두 사람이 결국 절교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세잔이 졸라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비참한 화가가 자신을 묘사한 거라 생각해 분노했다는 소문이 있죠.
하지만 <목로주점> 출간 당시만 해도 세잔은 졸라에게 이런 편지를 보내며 응원했습니다.
"자네의 소설 <목로주점>처럼 고유하고 내밀한 주제를 다룬다면 성공은 당연히 뒤따르리라고 생각해. 사실 나는 자네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옳지 않다고 생각해. 아무리 극으로서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인물들의 관계와 힘, 또 그로부터 추론 가능한 것들을 알 수 있기 때문이지."
에밀 졸라(1840~1902).
시간이 흘러 "세간의 평가"는 달라졌고, <목로주점>은 졸라의 연작 소설 시리즈 '루공-마카르 총서'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졸라는 사망 4년 뒤 민중의 애도 속에서 팡테옹으로 이장됐습니다. 팡테옹은 빅토르 위고, 장-자크 루소, 마리 퀴리 등 프랑스의 전설적 위인들이 안장된 국립묘지입니다. 졸라는 훗날 자신과 작품의 가치가 재조명될 거라 예견이라도 한 듯 작품 서문에서 이런 자부심을 새겨두었습니다.
"나 자신을 변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의 작품이 나를 변호해 주리라. 이것은 진실의 작품이요, 거짓말을 하지 않는, 민중의 냄새가 나는 최초의 민중 소설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기자 admin@no1reelsi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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