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와 김대중
대한민국은 제 2차 세계대전 후 식민지배에서 독립해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발전을 이루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유일한 나라로 꼽힙니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우리가 경제번영과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문화적 풍요를 누릴 수 있기까지 박정희와 김대중 두 거인에게 빚진 바가 큽니다. 흔히 “산업화는 박정희, 민주화는 김대중”이라고 하지만 현대사의 소용돌이를 헤쳐온 두 사람 사이에는 단순 양분법으로 재단할 수 없는 상호 얽힘이 존재합니다. 경제발전과 민주화 등 핵심 쟁점에서 두 사람은 대척점에 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박정희에서 김대중을, 김 게임릴사이트 대중에게서 박정희를 소거하면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음도 사실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성장한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대로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한 삶을 추구했습니다. 거기엔 빛과 그림자가 함께 있습니다. 이 기획 연재는 최대한 선입견을 배제하면서 김대중의 거울로 박정희를 비추고, 반대로 박정희의 거울로 김대중을 비 체리마스터모바일 추면서 대결과 경쟁, 상호 얽힘의 장면 장면들을 무겁지 않은 이야기로 풀어놓을 것입니다.

-고관절 치료로 일본행...호텔방 TV로 유신 선포 지켜본 김대중
-계엄령 선포와 함께 마구잡이 연행된 정치인들...DJ는 아픈 다리 때문에 화 면해
-1971년 김대중 겨냥한 의문의 교 릴게임바다이야기사이트 통사고
-"해외에서 싸우자" 일본 미국에서 유신 반대 투쟁
-김대중 납치 살해 미수 사건은 권력 내부의 암투 때문?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가 대통령 특별선언을 통해 ‘유신 체제’를 선포할 당시 김대중은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었다. 한 해 전 8대 국회의원 선거 기간 중 지 황금성오락실 원 유세를 나섰다가 의문의 교통사고(1971년 5월 24일)로 다친 고관절을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10월 11일 도쿄에 도착해 게이오대학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마친 뒤 19일 귀국을 앞두고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김대중은 1년 전 박정희와 대결한 7대 대선 유세 과정에서 “이번에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면 박정희 씨 영구집권의 총통시대가 올 릴게임바다이야기사이트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었다.



1972년 10월 박정희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비상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유신헌법안을 의결선포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고관절 치료로 일본행...호텔방 TV로 유신 선포를 지켜본 김대중
지인으로부터 국제전화로 이날 저녁 7시에 대통령의 중대발표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호텔방에서 TV를 보고 있던 김대중은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이 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이날 자 일기에 “나는 이 일기를 단장의 심정으로 쓴다. 그것은 오늘로 우리 조국의 민주주의가 형해마저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김대중 망명일기', 한길사).
밤새 망명이냐 귀국이냐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 먼동이 틀 무렵 결심했다. 그는 다음 날 유신 반대 성명을 내고 망명 투쟁을 선언했다.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치열하게 전개된 김대중의 유신반대 활동은 박정희 유신체제에 큰 타격을 주었고, 이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박정희 정권의 무리수가 유신체제의 몰락을 재촉했다.
박정희는 유신 선포 특별선언과 함께 전국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계엄포고 제1호를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국회가 해산되고 정당 및 정치활동이 전면 금지됐다. 주요 야당 정치인과 재야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연행과 구금, 고문이 이루어졌다. 이들은 보안사 서빙고 분실 등으로 끌려가 물고문과 전기고문, 통닭구이 고문 등 극심한 고문을 당하고 새로 출범할 유신 체제에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쓴 뒤에야 가까스로 풀려났다.



박정희는 유신과 함께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를 보도한 한국일보 1972년 10월 18일 자 1면. 한국일보 자료사진



계엄령 선포와 함께 마구잡이 연행된 정치인들...DJ는 아픈 다리 때문에 화 면해
당시 보안사(사령관 강창성 소장)는 주요 야당 정치인과 재야인사들을 미행하는 등 동태를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가 계엄령 선포와 동시에 이들을 연행했다. 이 작전은 506보안대(서울지구대)가 주도했는데, 여기에 깊이 관여했던 한 인사는 “6개월 전부터 극비리에 대상자들을 미행하고 동선을 파악해 언제든지 검거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박정희 정권에 가장 위협적이고 미운털이 박힌 김대중은 핵심 타깃이었다. 한 해 전의 교통사고로 고관절을 다치지 않았다면 김대중도 이날 보안사에 잡혀가 모진 고문을 당하고, 무슨 명목이었든 중대한 죄목을 뒤집어쓴 채 감옥에 가거나 정계에서 강제로 퇴출당했을 것이다. 실제로 박정희의 특별선언과 동시에 보안사 요원들이 김대중의 동교동 집과 김상현 조윤형 이종남 김녹영 조연하 등 김대중 계파 의원들의 집을 일제히 덮쳤다.
7대 대선 때 김대중의 오른팔로 활약했던 김상현 의원은 김대중과 결별하고 유신체제에 협력하라고 집중적인 회유를 받았다. 김 의원이 끝내 거부하자 보안사는 서빙고 분실로 끌고 가 김대중의 여자관계, 정치자금 줄, 군 인맥 등을 털어놓으라며 통닭구이 등의 극심한 고문을 가했다.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등 비서들도 곤욕을 치렀다.



1971년 7대 대선에서 신민당 후보로 출마한 김대중이 서울 장충단 공원에서 유세하고 있다. 박정희는 이 선거에서 94만 표 차이로 승리해 대통령이 됐다. 연합뉴스


박정희는 7대 대선에서 엄청난 규모의 돈과 중앙정보부를 필두로 한 관권 동원, 극렬한 지역감정 선동 등 압도적 공세를 폈음에도 김대중에게 94만 표밖에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해 몹시 못마땅해했다고 한다('김종필 증언록: 소이부답', 김종필, 와이즈베리, 2016). 40대 기수론을 앞세운 김대중의 돌풍이 그만큼 거셌고, 박정희가 여기에 강한 위기감을 느낀 것이 종신집권을 위한 유신체제 강행을 밀어붙이게 된 주된 배경의 하나가 되었다. 김대중은 유신체제 출범에 단초를 제공했지만 유신체제의 몰락과도 연결된다.

1971년 김대중 겨냥한 의문의 교통사고
1971년 5월 8대 총선 지원유세 도중 일어난 의문의 교통사고는 김대중이 대통령 당선 전 겪었던 다섯 번의 죽을 고비 중 2번째로 꼽힌다. 대선이 끝난 뒤 한 달도 안 돼 치러진 총선에서 지역구 대신 전국구(2번)로 출마한 김대중은 전국 각지에서 유세지원 요청이 쇄도해 강행군을 계속했다.
전남 순천 일대의 지원 유세를 마친 김대중 일행은 목포에서 1박을 했다. 다음 날인 5월 24일 광주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올라가 마지막 유세를 하기 위해 광주-목포 간 국도를 차량으로 이동하다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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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성 전 한국일보 논설위원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