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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수무책으로 없거니와일본 자민당 차기 총재를 뽑는 선거전이 22일 고시를 시작으로 2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양강’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지난 19, 20일 각각 출마를 공식화했다. 앞서 출사표를 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당 간사장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9월 총재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 밀려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던 다카이치와 고이즈미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높고 주요 언론의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도 다른 후보들을 멀찌감치 따돌린 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두 사람은 출마 회견에서 본인 색깔을 부각하 할인이벤트 기보다 억제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강경 우파 성향의 다카이치는 당 총재로 당선돼 총리로 취임하더라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했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은 소중한 존재로, 감사의 마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야권과의 관계 등을 두루 고려하는 당내 온건파, 특히 국회의원 표 새마을금고 햇살론 를 의식해 답변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혁 색채가 강한 고이즈미는 부부가 다른 성(姓)을 쓰는 것을 허용하는 ‘선택적 부부 별성제’ 도입과 관련해 “생각은 변하지 않았지만 정책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 나가 자녀교육비소득공제 겠다”고 했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해 별성제를 1년 내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가 보수 성향 당원·당우 표심을 잃어 의원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결선 진출에 실패했었다. 고이즈미는 아울러 아베 신조 전 총리 2차 집권의 기반이 된 보수계 의원 연맹 ‘창생일본’의 핵심 인사인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영입해 보수색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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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도쿄신문은 “고이즈미는 개혁 색채를 줄였고 다카이치는 보수색을 희석했다”며 “당내 지지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변절했다’는 비판이나 특색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을 위험성도 있다”고 짚었다.
두 사람은 다만 7·20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일본인 퍼스트’ 구호로 돌풍을 일으킨 참정당을 의 중고차매매 식한 듯 외국인 규제 강화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다카이치는 이밖에 ‘일본 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라는 슬로건을 배경으로 회견장에 서서 “‘재팬 이즈 백’(Japan is back·일본이 돌아왔다)이라고 한 번 더 크게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별다른 배경 없이 일장기만 옆에 세워둔 채 회견을 이어간 고이즈미는 한·일 관계에 관한 질문에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 가야 할 중요한 이웃나라”라며 정상 간 셔틀외교 지속을 통한 양국 관계 발전을 약속했다.
새 자민당 총재는 도쿄·나고야·오사카 연설회와 토론회 등을 거쳐 다음달 4일 선출된다. 선거는 당 소속 의원 295명과 100만 당원·당우 투표 결과를 5대5 비율로 반영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투표까지 가면 당원·당우 투표는 광역자치단체 47표로 대체돼 의원 표의 비중이 커진다. 이후 국회에서 신임 총리 선출 투표를 하게 되는데, ‘여소야대’ 정국이지만 야권이 분열돼 있어 차기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뽑힐 것이 유력하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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