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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 고양=김린아 기자
우유와 전분가루로‘키링(열쇠고리)’을 만든다. 우유 단백질 변성 원리에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키링 문화를 결합한 과학 실험이다. 유튜브를 통해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실험이지만, 경기 고양시 주엽고 1학년생인 나한별(16) 양에게는 일상이다. 한별 양은 “학교 융합과학동아리에서 했던 실험인데, 어렵게만 느껴졌던 과학 지식을 직접 체험을 통해 배우니 확실히 머릿속에 각인이 됐다”며 “세특(생활기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항목)에도 적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고 시장금리 교학점제 전면 도입 2학기째를 맞아 지난 2일 방문한 주엽고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엿보였다. 주엽고는 2020∼2021년 고교학점제 도입 기반조성 운영 학교이자 2022∼2024년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다.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초반인 만큼 혼란은 있지만, 현장에서 학생이 자신의 진로·적성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이수한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며 실제적인 효 한국정보화진흥원 과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식품영양학과 진학을 위해 고교학점제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는 한별 양은 “사설 학원 컨설팅을 따로 받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라고 말했다.
◇융합·선택형 교육과정으로 진로선택에 도움 =진로에 발맞춰 학업 설계를 하다 보니 한별 양처럼 동아리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주엽고는 로봇 체험, 종이비행기 국가대표 초청 신협보험 등 비교과 행사를 주기적으로 마련해 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주엽고 2학년생 송서희(17) 양은 “외부에서 강사님들이 오셔서 여러 주제를 알려주시는데, (원하는) 진로에 대해 폭넓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학점제에 따라 생기는 공강 시간도 ‘맞춤형’으로 운영된다. 부산 경남여고의 경 전세자금대출 한도 우 공학·예술·독서 등 학생들에게 맞춰 프로젝트형 또는 진로탐색형 자기주도학습 시간을 제공한다. 진로 전담 교사가 공강 시간을 연계해 학생 개별 포트폴리오 컨설팅을 해주기도 한다. 한별 양도 “식품영양학과 진학을 희망하고 있는데, 학교에서 해당 전공을 위해선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유리하다는 것 등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방과 후에도 공 생애첫전세자금대출 동교육과정, 지역연계 교육과정을 접목한 과목들이 개설된다. 오프라인 수업이 어렵다면 온라인 공동과목도 개설된다. 학생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지은 주엽고 창의과학부장은 “예전에는 학생들이 ‘수능을 잘 보기 위한 과목’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진학 희망 전공에 맞춰 선택하려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정금자 주엽고 교장은 “이전에는 학생들이 구체적인 진로에 대해 종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면, 이제는 체육이든 과학이든 인문계열이든 학교를 통해 원하는 꿈을 펼칠 수 있다”며 “주엽고가 과학중점고의 특징을 살리듯, 고교학점제를 통해 각 학교의 특징을 살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주엽고 교사들이 지난 2일 교장실에서 고교학점제 관련 소회를 공유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진로·적성 따라 필요한 과목 선택하는 ‘고교학점제’=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적성에 따라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2017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창의적이고 융합적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자는 문제의식 아래 닻을 올렸다. 당시 고교 입시 서열화로 초·중학교 교육까지 사교육으로 과열·왜곡됐던 점도 주요하게 고려됐다. ‘모든 학생이 진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고교 교육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자는 데 중지가 모인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자기주도적 교육과정 마련이다. 학생들은 대학에서 직접 시간표를 짜서 학점을 취득하는 방식과 비슷하게 학점을 취득, 이수한다. 원하는 과목이 재학 중인 학교에서 개설되지 않았을 경우엔 다른 학교나 온라인을 통해 수업을 들을 수도 있다. 총 192학점을 취득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이때 과목별로 출석률 3분의 2 이상, 학업성취율 40% 이상을 동시 충족해야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형식적으로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을 제도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이후영 주엽고 교육과정부장은 “학생들이 직접 (과목) 선택을 하게 되며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배우는 태도를 갖추는 등 보다 교육 이수에 책임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교육 강화’ 위해 교사들 연구도 강화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과목이 세분화하며 선생님들의 연구 활동도 늘어났다고 한다. 이후영 부장은 “교과연구회에서 연수를 많이 받고, 또 같은 교과 선생님들과 교과 협의, 학습 공동체, 수업 연구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교과목이 많아지다 보니 교사들의 부담이 과중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교장은 “디지털 교육이 강조되며 교사가 배워야 할 것이 많아졌는데, 가르쳐야 하는 수업시수는 그대로 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현장의 어려움을 반영해 고교학점제를 점진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행 첫 대상 학생들이 큰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아·김린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