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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APER〉(페이퍼)가 11월11일 창간 30년을 맞았다. 〈PAPER〉의 30년은 곧 정유희의 30년이기도 하다. 창간 즈음 막내 기자로 합류해 편집장이자 발행인이 되었다.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추켜세우는데 한편으로 저는 ‘내가 너무 미련한 것 아닌가’ 싶은 거예요. 다양성과 변화를 능수능란하게 삶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대에 이렇게 한 가지 물건을, 심지어 종이 잡지를 여태 만들고 있다니···.”
여성지 아니면 라이선스 패션지가 문화 잡지 시장의 전부였던 때다. 1995년 등장한 〈PAPER〉는 형식도 내용도 ‘인디’ 그 릴게임온라인 자체였다. 정유희는 새롭게 등장한 잡지에 ‘글 한번 써보겠느냐’라는 제안을 흘려보내지 않았다. 강원도 춘천이라는 하나의 장소를 두 명이 쓰는 여행기가 콘셉트였다. “‘죽음도 사랑이다’라고 썼죠. 남자 친구를 솔직히 죽여버리고 싶다고(웃음).” ‘나쁜 남자’와의 망한 연애가 결과적으로 꼭 나쁜 것만은 아니게 됐다. 그동안 대중문화에서 본 적 없던 ‘과격한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여자’에 독자들이 반응했고, 편집국이 반색했다. 연재 제안은 이내 〈PAPER〉 입사로 이어졌다. 아예 여행 전문기자가 되어 첫 책도 여행기(〈너에게 변두리를 보낸다〉·절판)로 펴냈다. 딸이 피아니스트도 아니고 피아노 교습소 선생님이 되어 고요한 삶을 꾸리기 바랐던 어머니가 보기에는 정신 사나운 삶이, 잡지를 만드는 일과 나란히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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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 〈PAPER〉를 떠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 정유희는 ‘메이데이 그래픽 스튜디오’라는 개인 회사를 만들고 독립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즈음 뇌경색으로 쓰러진 당시 대표가 더 이상 잡지를 발행할 수 없는 건강 상태가 됐다. “〈PAPER〉를 살려달라”는 말을 도무지 외면할 수 없었다. 기 오징어릴게임 자로 일하는 것과 발행인이 되는 것은 다른 종류의 무게와 책임감을 요구했다.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유희는 공황장애가 올 정도로 이리저리 뛰어야 했다. 잡지 한 권을 만드는 데 드는 수천만 원의 고정비용은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지속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어찌 됐든 〈PAPER〉가 계속 나와야 한다는 데 만드는 사람들이 모두 동 골드몽게임 의한다면요.” 월간으로 발행되던 〈PAPER〉는 2015년 격월간으로, 2017년에는 계간으로 전환했다.
창간 즈음 막내 기자로 합류해 편집장이자 발행인이 되었다. ⓒ시사IN 조남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12/sisain/20251112070159694nckt.jpg" data-org-width="1280" dmcf-mid="3Ioto0Ghn1"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2/sisain/20251112070159694nckt.jpg" width="658">
정유희 편집장은 30년 전 창간 즈음 막내 기자로 합류해 편집장이자 발행인이 되었다. ⓒ시사IN 조남진
“쇼츠에 빠진 세상과 맞서는 사람”
〈PAPER〉를 만들지 않을 때도 편집국은 분주하다. 사보 등을 제작하거나 신규 제품 브랜딩, SNS 홍보 콘텐츠를 기획하는 외주 업무가 ‘먹고사는 일’의 주가 됐다. 그렇다 해도 포기할 수 없는 게 〈PAPER〉의 정체성이다. 잡지 이름을 지키고 싶었다. ‘종이’ 잡지 한 가지를 고집한다. 가수 이상은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유희를 두고 “모두가 쇼츠에 빠진 세상과 맞서는 사람”이라고 평한다. 정기 구독하면 e북을 볼 수는 있지만 홈페이지를 따로 마련해두지는 않았다. 초기에 커뮤니티처럼 쓰던 홈페이지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본질’로 돌아가자고 생각하면서 닫았다.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를 팔고 싶었다. “모두가 온라인, 온라인 하는데 그게 잘될 거라고 생각이 안 들었고요. 우리 스타일, 우리 아이덴티티를 더 명확히 하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것도 광고 수익 때문인데, 어디를 눌러야 할지 모를 정도로 광고가 뒤범벅된 홈페이지를 들어가는 게 일단 제가 싫더라고요. 피로도가 너무 높았어요.”
그러나 지금은 종이 잡지라는 형식 자체가 질문받는 시대다. 30년은 ‘한 세대’로 묶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하는 서른 살 〈PAPER〉는 10주년, 20주년 때와는 다른 종류의 고민 앞에 서 있다. 앞으로의 〈PAPER〉는 어떻게 달라질까. 혹은 달라질 수 있을까. 문화 잡지로서 동시대성을 잃지 않아야 하는 숙제가 가장 무겁다. “많이들 이야기하는 게 ‘〈PAPER〉는 함께 나이 드는 잡지’라고 해요. 말은 너무 좋죠. 그러면 〈PAPER〉는 앞으로 ‘시니어 잡지’가 돼야 하는 걸까요? 그건 아니잖아요. ‘오늘의 사람들’이 보는 〈PAPER〉를 만들고 싶어요.” 정유희가 말하는 ‘오늘’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다. 10대건 40대건 70대건 ‘〈PAPER〉다움’을 좋아하는 정서와 취향에 집중해 버려야 할 것과 과감하게 밀고 갈 주제 세 가지를 정했다. 문학,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환경.
2024년 리뉴얼을 앞두고 젊은 기자들의 반대가 없지 않았다. 특히 ‘환경’ 분야를 강화하자는 부분에서 의견이 갈렸다. “순수한 문화 잡지로만 가자는 거죠. 그런데 저는 이것만은 타협할 수 없었어요. 그 순수한 문화 안에 환경이 들어간다고 본 거죠.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데 문화에는 영향이 없겠어요? 제가 〈PAPER〉를 설명할 때 가장 좋아하는 말이 ‘생각의 여지를 주는 잡지’인데, 언제 종이잡지 발행을 멈추게 될 지 모를 일이지만, 환경문제를 외면하고 뒷짐 지고 있기는 싫어요.”
편집국 책장에는 1995년 나온 창간호부터 최신 호까지의 약 300권이 모두 꽂혀 있다. ⓒ시사IN 조남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12/sisain/20251112070159979taao.jpg" data-org-width="1280" dmcf-mid="0kgUAz1yL5"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2/sisain/20251112070159979taao.jpg" width="658">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편집국 책장에는 1995년 나온 창간호부터 최신 호까지의 약 300권이 모두 꽂혀 있다. ⓒ시사IN 조남진
30년을 기점으로 바뀌는 가장 큰 변화는 공간이다. 2026년 론칭을 목표로 가칭 ‘〈PAPER〉 뮤지엄’을 준비하고 있다. 편집 공간을 개방해 창간호부터 현재까지 300권 가까운 〈PAPER〉를 모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릴 계획이다. 〈PAPER〉 독자들이 종이라는 물성에 애착이 강하다는 데서 힌트를 얻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또 앞으로 이어질 〈PAPER〉를 읽을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자, 크고 작은 모임이 벌어지는 장소로 만들려고 한다. 무엇보다 이 공간은 정유희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30년 동안 잡지를 만들며 지친 몸과 마음을, 무엇보다 사랑을 회복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사무실에 새 식구가 들어올 때면 정유희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신입사원이 첫 출근 하는 날 공들여 밥 한 끼를 지어준다. 글밥 짓는 일도 밥심에서 온다.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동료에게 그가 줄 수 있는 진심을 밥 한 공기에 꽉꽉 눌러 담는다. 그러고 보면 정유희가 지난 30년간 만들어온 〈PAPER〉를 읽는 일 역시, 잘 차린 밥상을 받아보는 것처럼 포만감을 주곤 했다. 정유희가 〈PAPER〉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동안 편집국 문밖으로 근사한 턱시도를 갖춰 입은 길고양이 ‘페페’가 꼬리를 모으고 앉아 크게 울었다. ‘밥을 내놓으라’는 요청이었다. 마당을 공유하고 있는 고양이라고 해서 남일 수 없다. “왁다글닥다글 이렇게 여러 존재와 함께 굴러왔어요. 부침도 많았지만 내가 접고 싶다고 접을 수 있는 잡지가 아니더라고요. 〈PAPER〉의 운명은 앞으로도 〈PAPER〉가 결정하겠죠.” 〈PAPER〉로 가득 찬 문턱 없는 공간에서 벌어질 이 종이 잡지의 다음 30년이, 벌써 궁금해졌다.
장일호 기자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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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admin@slotnara.info
여성지 아니면 라이선스 패션지가 문화 잡지 시장의 전부였던 때다. 1995년 등장한 〈PAPER〉는 형식도 내용도 ‘인디’ 그 릴게임온라인 자체였다. 정유희는 새롭게 등장한 잡지에 ‘글 한번 써보겠느냐’라는 제안을 흘려보내지 않았다. 강원도 춘천이라는 하나의 장소를 두 명이 쓰는 여행기가 콘셉트였다. “‘죽음도 사랑이다’라고 썼죠. 남자 친구를 솔직히 죽여버리고 싶다고(웃음).” ‘나쁜 남자’와의 망한 연애가 결과적으로 꼭 나쁜 것만은 아니게 됐다. 그동안 대중문화에서 본 적 없던 ‘과격한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여자’에 독자들이 반응했고, 편집국이 반색했다. 연재 제안은 이내 〈PAPER〉 입사로 이어졌다. 아예 여행 전문기자가 되어 첫 책도 여행기(〈너에게 변두리를 보낸다〉·절판)로 펴냈다. 딸이 피아니스트도 아니고 피아노 교습소 선생님이 되어 고요한 삶을 꾸리기 바랐던 어머니가 보기에는 정신 사나운 삶이, 잡지를 만드는 일과 나란히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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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 〈PAPER〉를 떠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 정유희는 ‘메이데이 그래픽 스튜디오’라는 개인 회사를 만들고 독립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즈음 뇌경색으로 쓰러진 당시 대표가 더 이상 잡지를 발행할 수 없는 건강 상태가 됐다. “〈PAPER〉를 살려달라”는 말을 도무지 외면할 수 없었다. 기 오징어릴게임 자로 일하는 것과 발행인이 되는 것은 다른 종류의 무게와 책임감을 요구했다.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유희는 공황장애가 올 정도로 이리저리 뛰어야 했다. 잡지 한 권을 만드는 데 드는 수천만 원의 고정비용은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지속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어찌 됐든 〈PAPER〉가 계속 나와야 한다는 데 만드는 사람들이 모두 동 골드몽게임 의한다면요.” 월간으로 발행되던 〈PAPER〉는 2015년 격월간으로, 2017년에는 계간으로 전환했다.
창간 즈음 막내 기자로 합류해 편집장이자 발행인이 되었다. ⓒ시사IN 조남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12/sisain/20251112070159694nckt.jpg" data-org-width="1280" dmcf-mid="3Ioto0Ghn1"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2/sisain/20251112070159694nckt.jpg" width="658">
정유희 편집장은 30년 전 창간 즈음 막내 기자로 합류해 편집장이자 발행인이 되었다. ⓒ시사IN 조남진
“쇼츠에 빠진 세상과 맞서는 사람”
〈PAPER〉를 만들지 않을 때도 편집국은 분주하다. 사보 등을 제작하거나 신규 제품 브랜딩, SNS 홍보 콘텐츠를 기획하는 외주 업무가 ‘먹고사는 일’의 주가 됐다. 그렇다 해도 포기할 수 없는 게 〈PAPER〉의 정체성이다. 잡지 이름을 지키고 싶었다. ‘종이’ 잡지 한 가지를 고집한다. 가수 이상은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유희를 두고 “모두가 쇼츠에 빠진 세상과 맞서는 사람”이라고 평한다. 정기 구독하면 e북을 볼 수는 있지만 홈페이지를 따로 마련해두지는 않았다. 초기에 커뮤니티처럼 쓰던 홈페이지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본질’로 돌아가자고 생각하면서 닫았다.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를 팔고 싶었다. “모두가 온라인, 온라인 하는데 그게 잘될 거라고 생각이 안 들었고요. 우리 스타일, 우리 아이덴티티를 더 명확히 하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것도 광고 수익 때문인데, 어디를 눌러야 할지 모를 정도로 광고가 뒤범벅된 홈페이지를 들어가는 게 일단 제가 싫더라고요. 피로도가 너무 높았어요.”
그러나 지금은 종이 잡지라는 형식 자체가 질문받는 시대다. 30년은 ‘한 세대’로 묶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하는 서른 살 〈PAPER〉는 10주년, 20주년 때와는 다른 종류의 고민 앞에 서 있다. 앞으로의 〈PAPER〉는 어떻게 달라질까. 혹은 달라질 수 있을까. 문화 잡지로서 동시대성을 잃지 않아야 하는 숙제가 가장 무겁다. “많이들 이야기하는 게 ‘〈PAPER〉는 함께 나이 드는 잡지’라고 해요. 말은 너무 좋죠. 그러면 〈PAPER〉는 앞으로 ‘시니어 잡지’가 돼야 하는 걸까요? 그건 아니잖아요. ‘오늘의 사람들’이 보는 〈PAPER〉를 만들고 싶어요.” 정유희가 말하는 ‘오늘’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다. 10대건 40대건 70대건 ‘〈PAPER〉다움’을 좋아하는 정서와 취향에 집중해 버려야 할 것과 과감하게 밀고 갈 주제 세 가지를 정했다. 문학,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환경.
2024년 리뉴얼을 앞두고 젊은 기자들의 반대가 없지 않았다. 특히 ‘환경’ 분야를 강화하자는 부분에서 의견이 갈렸다. “순수한 문화 잡지로만 가자는 거죠. 그런데 저는 이것만은 타협할 수 없었어요. 그 순수한 문화 안에 환경이 들어간다고 본 거죠.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데 문화에는 영향이 없겠어요? 제가 〈PAPER〉를 설명할 때 가장 좋아하는 말이 ‘생각의 여지를 주는 잡지’인데, 언제 종이잡지 발행을 멈추게 될 지 모를 일이지만, 환경문제를 외면하고 뒷짐 지고 있기는 싫어요.”
편집국 책장에는 1995년 나온 창간호부터 최신 호까지의 약 300권이 모두 꽂혀 있다. ⓒ시사IN 조남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12/sisain/20251112070159979taao.jpg" data-org-width="1280" dmcf-mid="0kgUAz1yL5"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2/sisain/20251112070159979taao.jpg" width="658">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편집국 책장에는 1995년 나온 창간호부터 최신 호까지의 약 300권이 모두 꽂혀 있다. ⓒ시사IN 조남진
30년을 기점으로 바뀌는 가장 큰 변화는 공간이다. 2026년 론칭을 목표로 가칭 ‘〈PAPER〉 뮤지엄’을 준비하고 있다. 편집 공간을 개방해 창간호부터 현재까지 300권 가까운 〈PAPER〉를 모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릴 계획이다. 〈PAPER〉 독자들이 종이라는 물성에 애착이 강하다는 데서 힌트를 얻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또 앞으로 이어질 〈PAPER〉를 읽을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자, 크고 작은 모임이 벌어지는 장소로 만들려고 한다. 무엇보다 이 공간은 정유희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30년 동안 잡지를 만들며 지친 몸과 마음을, 무엇보다 사랑을 회복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사무실에 새 식구가 들어올 때면 정유희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신입사원이 첫 출근 하는 날 공들여 밥 한 끼를 지어준다. 글밥 짓는 일도 밥심에서 온다.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동료에게 그가 줄 수 있는 진심을 밥 한 공기에 꽉꽉 눌러 담는다. 그러고 보면 정유희가 지난 30년간 만들어온 〈PAPER〉를 읽는 일 역시, 잘 차린 밥상을 받아보는 것처럼 포만감을 주곤 했다. 정유희가 〈PAPER〉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동안 편집국 문밖으로 근사한 턱시도를 갖춰 입은 길고양이 ‘페페’가 꼬리를 모으고 앉아 크게 울었다. ‘밥을 내놓으라’는 요청이었다. 마당을 공유하고 있는 고양이라고 해서 남일 수 없다. “왁다글닥다글 이렇게 여러 존재와 함께 굴러왔어요. 부침도 많았지만 내가 접고 싶다고 접을 수 있는 잡지가 아니더라고요. 〈PAPER〉의 운명은 앞으로도 〈PAPER〉가 결정하겠죠.” 〈PAPER〉로 가득 찬 문턱 없는 공간에서 벌어질 이 종이 잡지의 다음 30년이, 벌써 궁금해졌다.
장일호 기자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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