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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인아르헨티나 중간선거에서 한표를 행사하는 시민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투표소에서 26일(현지시간) 한 시민이 투표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는 2023년 말 집권한 하비에르 밀레 행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2025.10.27 sunniek8@yna.co.kr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밀레이는 아르헨티나를 개혁할 유일한 사람이다" (크리스티앙·회사원)
"내수경제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다시 포플리즘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앙헬·은퇴자)
"밀레이 정부는 끔찍하다. 국민이 80%가 월급으로 20일을 못 버틴다" (아리 농협주택청약종합저축소득공제 엘·아파트 관리인)
"성공적인 정부라더니 6개월마다 200억 달러(약 29조원)의 구제금융이 필요한 게 말이 되는가?" (후안·경제학 교수)
아르헨티나 상원의원 24명(전체 72명의 ⅓)과 하원의원 127명(전체 257명 중 약 절반)을 선출하는 중간선거 투표일인 26일(현지시간) 기자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전형적인 여신금융협회 가맹점 중·상류층 거주지인 레콜레타 지역의 투표장에 아침 일찍 도착했다.
가톨릭 사립학교에 마련된 투표장에는 장총으로 무장한 군인과 경찰, 그리고 아르헨티나 선관위 담당 직원이 입구에 보였지만, 이른 시간으로 많은 유권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친절한 선관위 직원 아구스틴의 배려로 한 교실에서 투표하는 시민을 촬영할 수 있었다.
원금균등상환계산법 이어, 투표장 밖에서 학교 벽면에 유권자 명단을 찾아보던 베티(90)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베티는 "절대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측 후보는 뽑지 않는다. 누가 되든 상관없지만 버릇없고 불쾌한 밀레이는 싫다"며 몸서리를 쳤다.



아르헨 중간 수원개인회생 선거 투표장 밖에서 인터뷰하는 유권자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투표장 밖에서 투표하러 온 베티(90)가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자신을 중도우파라고 설명한 베티는 여당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27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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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장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다른 투표소로 가야 한다는 후아나(23·대학생)와 남자친구 마티아스(30·프로그래머)를 만났다.
예술사를 전공한다는 후아나는 진보당을 찍을 거라고 했다.
"아빠는 완전 극보수고 엄마, 언니 그리고 나는 진보를 지지한다"며 "진보당의 모든 면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현 정권보다 나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티아스는 "2023년 예비선거에서는 밀레이를 지지했고, 대선 결선 투표에서는 다른 후보에게 한표를 줬다. 밀레이가 거시경제 측면에서 물가를 안정시켰다는 공은 있지만, 그는 정말 미쳤다"며 "아직 누구에게 한표를 행사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2년 전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인터뷰에 응했던 페르난도(40)를 그가 일하는 편의점에서 다시 만났다. 그는 당시 밀레이에게 표를 주려다 막판에 밀레이가 중도우파와 연대하자 배신감을 느껴 다른 후보를 택했었다.
그는 "대선에서 밀레이를 지지하던 친구들 일부가 실망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면서 이번에도 밀레이 쪽에 표를 준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밀레이를 지지하던 다른 친구들은 대달러 환율이 뛰고 내수경제 침체로 경기가 악화하자 등을 돌렸으며, 자신은 아직 누구를 뽑아야 할지 고민이지만 밀레이 측 후보는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아르헨 중간선거 투표 나온 유권자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후아나(23·대학생)와 마티아스(30·프로그래머)가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금일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후아나는 진보당에 한표를 행사할 것이며, 마티아스는 아직 결정을 못 했다고 말했다. 2025.10.27 sunniek8@yna.co.kr


아파트 관리인인 아리엘(48)은 "밀레이 정부는 끔찍하다. 맞벌이해도 2명의 월급으로 20일도 되기 전에 돈이 떨어진다. 아르헨티나 국민 80%가 나와 같은 상황이라는데 난 페론당에 표를 줄 거다"라면서 밀레이 정부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최근 한 경제 세미나에서 만난 경제학 교수 후안도 "성공적인 정부라고 하더니 6개월마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미국 정부에 200억 달러(약 29조원)의 구제금융을 요청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면서 밀레이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난했다.
레콜레타 지역은 전통 우파 지지 지역이며 중도우파 공화제안당(PRO)의 텃밭이다.
PRO가 이번 선거에도 여당인 자유전진당(LLA)과 연합해서 나오는 만큼 길거리 인터뷰에서 밀레이 지지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혹시 밀레이 지지자냐는 질문에 "노!"라고 소리를 치거나 손사래를 치면서 눈까지 흘기며 화를 내고 지나가는 사람이 10명이 넘었다.
당황해하는 기자의 모습을 보면서 웃으면서 다가온 루시아(58·교사)는 "밀레이 여동생의 부정부패 의혹, 어린이 병원 지원 삭감, 국립대학 예산 삭감, 은퇴자 시위 진압 등 너무나도 부정적인 일이 많이 일어났다"면서 "난 페론당 연합인 후에르사 파트리아(FP)를 찍는다"고 말했다.



아르헨 중간선거 유권자 표정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편의점에서 페르난도(40·편의점 직원)가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페르난도는 금일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아직 누구에게 한표를 행할지 모르겠으나 여당은 아니라고 말했다. 2025.10.27 sunniek8@yna.co.kr


또 거리에서 만난 베네수엘라인 크리스티안(32·직장인)은 "나는 투표권이 없어 투표는 못 하지만 밀레이는 아르헨티나를 개혁할 유일한 사람"이라고 하면서 열렬한 지지를 보여줬다.
전직 지방 증권거래소의 이사였다는 앙헬(73)은 "비록 밀레이의 경제정책이 물가를 다소 안정시켰다는 것 외에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과거 포플리즘으로는 돌아갈 수 없으니 기다리고 지켜 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밀레이를 지지하지만, 그의 막말과 행동이 너무 싫다"고 덧붙였다.
비록 거리 인터뷰에서는 밀레이 지지자들을 만나기 어려웠지만,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여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아르헨 유권자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길가에서 앙헬(73)이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앙헬은 밀레이 대통령에게 아직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다소 실망하기는 했지만,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5.10.27 sunniek8@yna.co.kr


이번 아르헨티나의 중간선거는 전 세계의 관심 속에서 치러진다.
2023년 말 대권을 거머쥔 밀레이가 이끄는 자유주의·무정부 자본주의 실험은 출범 초기부터 전 세계의 언론과 학계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밀레이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 이번 중간선거의 판을 키운 것은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최근 그는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밀레이를 적극 지지하면서도 "선거에서 지면 미국은 관대할 수 없다"면서 조건부 지원을 내세웠다.
외화보유고 부족으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 트럼프 행정부는 200억 달러에 달하는 통화스와프를 제공했고 이번 선거는 '미국이 200억 달러를 베팅한 선거'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미 재무부는 민간기금 조성으로 추가로 200억 달러를 아르헨티나에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달러 환율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2주간 최대 21억 달러(약 3조원)에 달하는 페소를 직접 매입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주 뉴욕타임스는 "미국 납세자의 돈이 아르헨티나를 위한 거대한 도박에 걸려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다수의 외신은 이번 선거 결과가 예측 불가한 트럼프의 '관대함'을 평가할 테스트라고 지적했다.
밀레이 정부는 우선 대통령 탄핵을 막고 야권의 입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하원 의석수인 1/3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는 야당이 소폭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선거 막판에 미국 재무부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해 21억 달러 상당의 페소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거 결과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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