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다 스토리 카운티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 팩토리 공장 입구. 보안이 철저하다./사진=이미호기자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리노(Reno)-타호(Tahoe) 공항에서 차를 타고 스팍스(Sparks)을 거쳐 30분을 달리자, 광활한 사막 위로 테슬라 기가 팩토리가 위용을 드러냈다. 배터리 셀과 모듈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한 지붕’ 아래 생산하는 스마트 팩토리로, 공장 건물과 개발 예정인 부지를 합하면 약 93만㎡(약 28만평)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제조업의 혁신 모델로 꼽히는 장소다.
이 곳에서 차로 10여분 남짓. 구글의 데이터센터와 애플의 배터리 생산 시설, 파나소닉의 물류 시설이 보였다. 인근엔 마이크로소프트틱챠트
가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사들인 부지도 있었다. 세계적 기술 기업 스위치(Switch Inc.)의 시타델 캠퍼스(Citadel Campus, 미국에서 가장 큰 데이터 센터) 역시 가까웠다. 모두 타호-리노 인터스트리얼 센터에 위치한 셈이다. 이 곳에는 빅테크를 포함해 100개가 넘는 기업의 공장들이 입주해있다. ‘기술 허브’로 부상한 네바다 북부의 현재 주식수수료싼
모습이다.



한국 스타트업 대표들이 지난 8일 네바다 테슬라 기가 팩토리를 찾아 현지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사진=이미호기자


◇ “실리콘밸리까지 차로 4시간”... 세제 혜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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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대표 도시인 리노와 스팍스는 라스베이거에 비해 한국인들에게 다소 덜 알려진 곳이다. 카지노 사업 합법화로 오랫동안 관광 도시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10년간 관련 산업은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변화의 바람은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19 팬데믹이 가져다 줬다. 경계를 맞대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주거비와 식료품비가 치솟자, 북네바다로 인터넷릴게임
유입되는 인구가 증가했다. 2000개 이상의 기술 기업도 리노로 이전했다.
서부네바다경제개발청(EDAWN) 지역경제분석(EPIC) 보고서에 따르면 북네바다 주요 5개 카운티(워쇼·스토리·라이언·더글러스·카슨) 인구는 2019년 64만4000여 명에서 2023년 약 68만7000명으로 약 5만4470명(8.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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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제조업·테크, 물류·유통 분야로 산업이 다각화하고 원격 근무가 활성화하는 등 복합적 요인이 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리노가 기업도시로서 자리매김한 사실은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밀켄 연구소(Milken Institute)의 2025년 최고 성과 도시 보고서에 따르면, 리노의 기술산업 연평균 성장률은 12%다. 이는 미국 평균 8%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또 고기술 산업 다각화 부문 전국 16위, 고기술 산업 집중도 41위를 기록했다.
캔디 블록(Candi Block) EDAWN 기업가정신 개발 디렉터는 “운영 비용과 생활비는 실리콘밸리 보다 13~30% 저렴하면서도, 차로 4시간 거리라는 지리적 이점까지 갖췄다”며 “스타트업 입장에선 베이 지역의 모든 자원에 접근하면서도 그곳에 살지 않아도 되는 매우 좋은 위치”라고 강조했다.



네바다 스토리카운티에 위치한 타호-리노 산업 지구(Industrial Center) 표식. 이 곳에는 테슬라 기가 팩토리 뿐만 아니라 빅테크 데이터 센터와 물류센터 등이 밀집해 있다./사진=이미호기자


소득세·법인세·프랜차이즈세를 전부 면제해 주는 것도 기업들에겐 매력적인 요소다. 네바다주는 2024년 주별 비즈니스 세금환경 지수(State Business Tax Index)에서 전국 7위를 차지해 기업 친화적인 주로 평가 받고 있다. 창업, 규제, 라이선스, 연회비 등 사업 운영 전반에 걸친 비용이 낮고, 법인 설립 절차도 간소화 돼 있다.
반면 캘리포니아주는 ‘높은 세금’으로 악명이 높다. 법인의 경우 8.84%, 은행 및 금융기관은 10.84%의 법인세를 적용받는다. 소득세는 1%에서 12.3%까지 총 9단계의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프랜차이즈세는 최초 사업 연도는 면제하지만, 최저 800달러의 세금을 매긴다. 법인이 세제 감면 혜택을 받더라도 주 정부가 최저한세 6.65%를 적용하는 대체최소세(AMT)도 운영하고 있다.
법무법인 미션의 김성훈 대표 변호사는 “사실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매출이 많지 않아 세금 이슈 보다는 산업적 연계성을 더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테슬라도 테크는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했지만 공장은 리노에 세웠다”며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클러스터 등 매뉴팩처링(제조) 관점에서 ‘산업적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제도적 편의까지 함께 챙기고자 한다면 (리노가) 적합한 사업지”라고 말했다.



네바다주립대 혁신센터(The Innevation Center University of Nevada, Reno)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주 정부 및 공공기관, 재미한인과학자협회 네바다지부 회원들,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사진=이미호기자


◇ 전기차·클린에너지 등 ‘전략 산업’ 지정... 韓 스타트업에 구애
리노가 성장한 배경에 주 정부와 EDAWN의 적극적인 기업 유치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주 정부는 일찌감치 ▲전기차(EV) 및 클린에너지 ▲첨단 제조업 ▲테크 생태계 및 데이터 센터 등 7개 분야를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관련 기업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최근엔 한국 스타트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리노 미드타운에서 ‘K-네바다 게이트웨이(Nevada Gateway) 프로그램’을 개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자리에는 미국측 주관사로 나선 네바다주 주지사실 경제개발청(GOED), EDWAN 뿐만 아니라, 네바다응용연구센터(NCAR), 네바다사막연구소(DRI) 등 학술 및 연구 기관까지 대거 나섰다. 한국측에서는 메디온테크·젠엑시스·페이스메이커스 등이 주관사로 참여했다.
이날 톰 번스(Tom burms) GOED 전무이사(총괄이사)는 한국에서 온 글로벌 스타트업 액셀레이터(AC)와 미국에 진출하려는 스타트업 대표들을 반갑게 맞았다. 그는 “우리 목표 중 하나는 어디 거주하느냐와 관계 없이 재능 있는 인재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라며 “한국과 같은 우호국 인재와 기업이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말했다.
주 정부에 따르면 북네바다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아직 없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AI 관련기업인 메이즈 송기선 대표는 “정부기관들이 서로 공유를 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적어도 리노에서 사업하면 행정적 문제로 스트레스는 받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네바다주 정부는 내달 무역사절단을 한국으로 보내 설명회를 개최한다. 톰 이사는 “오는 11월 14일부터 22일까지 서울과 도쿄를 차례로 방문한다. 기대가 크다”고 했다. 사절단은 기업 및 연구기관 관계자들을 상대로 실질적인 협력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지역 내 한인 커뮤니티도 적극적이다. 재미한인과학자협회(KSEA) 네바다 지부의 교수진들은 리노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을 상대로 과학기술 관련 멘토링을 제공키로 했다. 양국 과학기술 커뮤니티 간 가교 역할도 할 방침이다.
윤기웅 네바다주립대(UNR) 저널리즘 스쿨 교수는 “리노는 외부에서 온 사람들을 배척하지 않는, 흡수력과 포용력이 강한 도시”라며 “네바다 북부 지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을 최대한 도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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