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AI(인공지능) 거품론으로 조정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기술주 저가 매수는 지속됐지만 순매수 규모는 직전 2주간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3~19일(결제일 기준 17~21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9억307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직전 2주간 각각 16억4638만달러(10월30일~11월5일)와 19억8738만달러(11월6~12일)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지난 13~19일 동안 S&P500지수는 3.0%, 나스닥지수는 3.6% 급락했다. 이후 20~21일 이틀간도 S&P500지수는 0.6%, 나스닥 바다이야기예시 지수는 1.3% 추가 하락했다.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미국 증시가 추락한 지난 13~19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알라딘릴게임 불 3배 ETF(SOXL)를 가장 많은 5억6614만달러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SOXL은 17.7% 급락했다.
기간을 전 고점인 지난 10월29일 49.38달러에서 지난 11월21일 31.73달러로 연장하면 4주 가까이 35.7% 미끄러졌다. 서학개미들은 SOXL에 대해 고점 부근에서 하락세를 시작한 지난 10월30일~11월5일 뽀빠이릴게임 주간부터 3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올들어 내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알파벳을 직전주부터 적극적으로 순매수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알파벳 클래스 A는 2억2492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2주째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알파벳 클래스 A의 순매수 규모는 직전주 9042만달러에 비해 2배 이상 크게 늘어난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것이다.
알파벳 클래스 C도 3503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클래스 A는 한주당 한표의 의결권이 있는 반면 클래스 C는 의결권이 없다. 현재 주가는 알파벳 클래스 A와 C가 거의 비슷하며 거래는 클래스 A가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알파벳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아진 이유는 지난 14일 장 마감 후 워런 버핏이 이끄 릴게임온라인 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 3분기에 알파벳을 약 1785만주 매수했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알파벳 주가는 기술주 조정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지난 21일 299.66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9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던 엔비디아에 대해서도 9879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가 뛰어오를 것으로 생각했는지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6813만달러 순매수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고도 실적 발표 다음날인 20일 주가가 3.2% 떨어졌고 이어 21일에도 1.0% 추가 하락해 180달러선이 깨졌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1일 178.88달러로 거래를 마쳐 지난 10월29일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 207.04달러 대비 13.6% 하락했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 주가가 170달러 후반대였던 지난 9월 말부터 주가가 오를 때도, 떨어질 때도 꾸준히 7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11월13~19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양자컴퓨팅 회사인 아이온큐는 주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9419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아이온큐는 지난 21일 종가가 41.71달러로 지난 10월13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 82.09달러 대비 반토막이 난 상태다. 서학개미들은 아이온큐 주가가 고점 부근이던 지난 10월9~15일 주간부터 6주째 저가 매수를 계속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자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를 7545만달러 순매수했다. TQQQ는 3주째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테슬라 주가가 400달러대 초반으로 급락하면서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가 5690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3일 화재 위험으로 일부 가정용 배터리를 리콜한다고 밝히면서 6.6% 급락한 401.99달러로 마감했다. 이후 400달러선을 지키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후 AI주가 무너지면서 지난 20일 400달러가 깨졌다. 21일 종가는 391.09달러였다.
테슬라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려갔음에도 테슬라 자체에 대한 순매수는 2153만달러에 그쳤다.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자 달러 자금을 당분간 파킹(예치)해 두려는 수요가 늘며 미국의 초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만기 0~3개월 미국 국채 ETF(SGOV)가 5631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6월 초 상장 직후 주가가 폭등하며 서학개미들의 매수세도 덩달아 폭발했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 인터넷 그룹은 5064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오랜만에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진입했다.
서클 주가는 지난 6월5일 공모가 31달러로 상장해 83.23달러로 마감한 뒤 장 중 한 때 300달러 부근으로 뛰어올랐으나 지난 21일 종가는 71.33달러로 상장 첫날 종가 대비 20달러 이상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학개미들은 이더리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상장사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를 직전주 6784만달러에 이어 4893만달러 순매수했다.
비트마인 주가는 지난 10월 이후 박스권 상단인 60달러선에서 하락세를 계속하며 30달러까지 붕괴됐다.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다. 비트마인 주가는 지난 7월3일 하루에 131% 폭등하며 135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를 기록한 뒤 폭락한 상태다.
서학개미들은 이외에 아마존을 4163만달러,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를 2394만달러 각각 순매수했다.



11월13~19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AI주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의 낙폭이 커진 가운데 엔비디아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상당수 AI주, 특히 반도체주에선 매물이 출회됐다. 차익이 더 줄기 전에 매도하려는 익절 움직임과 뒤늦게 매수에 동참한 경우 손절 결정이 뒤섞인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3~19일 사이에 AI 칩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가장 많은 7087만달러 순매도했다. 직전주 4568만달러의 순매수에서 돌아선 것이다.
마이크론 주가는 지난 10일 253.30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를 기록한 뒤 14일까지 246.83달러로 선방했으나 이후 하락세가 가팔라지며 20일 200달러선으로 추락했다. 21일 종가는 207.37달러로 전 고점 대비 18.1% 낮은 수준이다.
HBM의 차세대 대안으로 주목받는 고대역폭 플래시(HBF) 개발에 착수한 샌디스크도 직전주 5410만달러 순매수에서 6215만달러 순매도로 돌변했다.
샌디스크 주가는 지난 12일 사상최고가인 283.10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11월 들어서만 42.0% 급등했으나 이후 21일 200.27달러로 마감하며 29.3% 급락했다.
맞춤형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브로드컴도 1664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브로드컴 주가는 지난 10월29일 사상최고가 385.98달러에서 지난 21일 종가 340.20달러까지 11.9% 내려온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은 경쟁 클라우드 서비스회사인 알파벳과 아마존이 순매수된 것과 달리 각각 6547만달러와 1910만달러 순매도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지난 10월28일 542.07달러로 사상최고가에서 마감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21일 472.12달러까지 12.9% 떨어졌다. 시가총액 순위도 알파벳에 3위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났다.
애플은 기술주 하락 속에서도 주가가 고점 부근에서 잘 버티고 있으나 서학개미들은 4727만달러를 순매도하며 21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AI 역량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 판매에 의존하는 수익구조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시 수익이 나는 인버스 ETF는 조정장에서 차익 매물이 출회됐다.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2579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SOXS는 지난 13~19일 5거래일 동안 18.7% 올랐다.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반대로 2배 따르는 트레이더 2배 숏 테슬라 데일리 ETF(TSLQ)는 1632만달러 순매도됐다. TSLQ 주가는 지난 13~19일 동안 12.1% 상승했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은 펩시코를 5237만달러, 민간 건강보험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을 2560만달러 각각 순매도했다.
지난 10월 말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한 메타 플랫폼스는 직전 2주간 대규모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가 1289만달러 순매도 전환했다. 주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약세를 지속하자 손절 물량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