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제일시장에서 지난 13일 차량 돌진 사고로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시장 상인들을 위해 심리상담 등이 제공되고 있으나 이용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오후 제일시장 입구에 내걸린 애도 현수막. 윤원규기자


“눈만 감으면 트럭이 밀고 들어오던 장면이 떠올라 가슴이 내려앉지만, 어쩌겠어요. 장사는 해야 하니까….”
18일 오전 11시께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부천제일시장.
차량 돌진 사고로 21명의 사상자가 발생(경기일보 13일자 인터넷판 단독보도 등)한 오션릴게임 현장은 대부분 정리됐지만 167개 점포가 들어선 시장은 이전과 같은 생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몇몇 점포는 사고 후유증으로 영업을 중단해 한산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생계를 위해 점포 문을 연 상인들도 그날의 악몽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 특히 이들은 사고 당일부터 상인회 사무실에 사이다쿨 설치된 ‘심리상담센터’에서도 별다른 위안을 얻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점포, 즉 생계를 뒤로 하고 상담을 받으러 이동하는 자체가 부담일 뿐더러 잠깐의 대화로 트라우마를 이겨내긴 무리라는 것이다.
상인 김경미씨(54·여)는 “그날의 기억이 생생해 괴롭지만 가게 문을 닫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고 직후 상담사가 찾아 사이다쿨접속방법 와 심리상담을 했지만, 지금은 상담소에 가는 방식으로 변경돼 추가 상담은 포기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부천시가 사고 트라우마를 겪는 시민을 위해 현장 심리 상담소를 열었지만 생계에 밀려 이용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 당일인 13일부터 16일까지는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가 심리상담 바다이야기부활 소를 설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상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심리 상담 등을 진행했다.



부천제일시장에서 13일 차량 돌진 사고로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시장 상인들을 위해 심리상담 등이 제공되고 있으나 이용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상인회에 마련된 상담실의 한 오징어릴게임 산한 모습. 윤원규기자


나흘간 상담을 받은 상인, 시민 수는 32명. 하지만 부천 오정보건소가 심리 상담소 운영을 이어받은 17일에는 단 한명만 상담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과 달리 방문 상담만 가능해진 데다, 이마저도 오후 1~5시까지만 운영돼 상인들이 찾기 어려워진 탓이다.
또 다른 상인 김명옥씨(72·여)는 “그날 사고로 돌아가신 할머니 유모차가 근처에 세워져 있어 지금도 눈만 감으면 섬짓하다”며 “잠깐의 심리상담만으로는 금방 마음이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전통시장 상인 특성을 반영한 상담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병철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피해 상인들에게 외부 상담센터 방문은 너무나 낯설기에 부르는 방식보다는 그들이 삶을 영위하는 곳으로 찾아가 꾸준히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꾸준한 상담도 수회가 아닌 3~6개월은 반복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오정보건소 관계자는 “상인들의 영업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사전 안내 후 상담소 방문 상담 방식을 채택했던 것”이라며 “상인회와 찾아가는 상담 등 심리 지원 방식 변경 여부를 협의하는 한편, 상담소 운영 기간이 종료돼도 희망자는 추가 연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도균 기자 dok5@kyeonggi.com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