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낮 12시30분 충남 천안시 풍세면 풍세일반산업단지. 점심을 마치고 공장으로 들어가는 직원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느라 산업단지 내 가로수길을 걸을 시간이었지만 직원들은 공장 안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산업단지 전체로 퍼진 매케한 냄새 때문이었다. 지난 15일 풍세일반산업단지 내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역겨운 냄새로 직원들은 여전히 고통을 호소했다.



지난 15일 충남 천안시 풍세일반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바다이야기고래 화재로 잿더비로 변한 이랜드 천안 물류센터 화재 현장. 불이 난 지 나흘 째인 19일에도 역한 냄새로 인근 공장 직원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신진호 기자


차에서 내려 불이 난 공장 쪽으로 걸어가자 역한 냄새가 곧바로 느껴졌다. 화재 현장과 20m쯤 떨어진 곳에서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냄새가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심했다. 교차로에서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하는 경찰관들은 긴 점퍼를 입고 안경과 마스크로 몸을 보호했다. 역한 냄새에다 수시로 날아오는 분진을 막기 위해서였다. 현장에서 만난 경찰관은 “며칠째 나와 있는데 바람에 따라 강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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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시간 만에 진화…주변 황금성슬롯 공장 줄줄이 가동 중단
지난 15일 오전 6시 8분쯤 발생한 화재로 이랜드패션 물류공장은 폐허로 변했다. 주변 인도는 물론 도로까지 잔해로 뒤덮였다. 가로등은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녹아내렸고 전봇대의 굵은 전선도 모두 타버려 흔적조차 잦아볼 수 없었다. 화재 여파로 주변 11개 공장의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바다이야기꽁머니

화재는 발생 60시간 만인 17일 오후 6시 11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진화가 늦어진 이유로 “물류센터가 샌드위치 패널로 이뤄져 소방차와 헬기가 뿌린 물이 내부로 스며들지 못했고 강한 복사열과 불길로 초기에 내부로 진입하기 어려운 화재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로 축구장 27개 면적(19만3210㎡)에 달 바다이야기합법 하는 물류센터가 잿더미로 변했다. 물류센터에 보관 중이던 의류와 신발 등 1100여 개 제품도 모두 사라졌다.



15일 오전 충남 천안 동남구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와 함께 화염이 치솟고 있다. 소방 당국 대응 2단계로 격상해 화재를 진화 중이다. 뉴스1


소방당국이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고 발표했지만, 공장에서는 여전히 회색 연기가 피어오르고 분진은 바람을 타고 날아다녔다. 공장에서는 굴삭기를 이용해 철골을 걷어내는 직업도 진행됐지만, 분진을 막기 위해 물을 뿌리느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산업단지 내 이면도로에 주차한 흰색 차량은 검은색 잿가루로 뒤덮였다. 이 때문에 화재현장 주변으로는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됐다. 주변 공장 직원들은 “먼 곳에 주차해도 소용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식품을 제조하는 공장은 아예 가동을 중단했다. 연기와 분진이 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공장 관계자는 “공장을 폐쇄하고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공조 시스템도 모두 차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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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주민 "환기도 못 하는 상황"
불이 난 물류센터에서 직선거리로 500m 정도 떨어진 아파트 단지도 직격탄을 맞았다. 화재 발생 첫날인 15일부터 이날까지 나흘째 어린아이를 둔 가정에서는 환기는 물론 외출도 삼가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민은 “어린아이들은 냄새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에도 보내지 못한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지난 15일 김태흠 충남지사가 화재가 발생한 천안시 풍세일반산업단지 물류센터현장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평소 같으면 반려동물을 동반한 외출에 나선 주민들로 가득했을 아파트 단지 앞 공원도 한산했다. 반려견 두 마리를 데리고 나온 주민은 “어제까지만 해도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오늘은 바람 방향이 바뀌어서 잠깐 나왔다”고 말했다.

산업단지와 아파트 단지 사이에 위치한 식당들도 피해를 호소했다. 장사하지 않는 주말을 이용해 무·배추와 식재료를 밖에 내놓았던 식당들은 고스란히 분진 피해를 보았다. 한 식당 주인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수백m를 날아온 분진을 닦아내느라 정신이 없다”고 했다. 김장용 채소를 기르던 인근 농가들은 날아온 분진으로 배추를 폐기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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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방당국, 안전 확보한 뒤 현장검증
천안시는 한전 등의 협조를 받아 전기공급을 재가동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산업단지 관리사무소와 함께 피해 규모도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를 고려, 안전성을 확보한 뒤 이르면 21일쯤 합동 감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물류센터 4층에서 불꽃이 튀면서 불이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화재 당시 근무 중이던 경비원과 센터장, 안전관리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