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중 산업부문에서 앞으로 배출할 온실가스 양을 ‘뻥튀기’한 결과 너무 낮은 목표치를 부여받았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이를 실제 수치로 보정하면 ‘2035년 감축목표’를 61%로 정하는 게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로부터 제출받은 ‘2035 엔디시(NDC) 수립 현황’ 자료를 기후연구단체 플랜1.5가 입수해 공개한 내용을 보면, 센터는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해 3~8월 2035년 산업부문의 미래 배출량 전망(BAU)을 3억910만톤으로 산정했다. 환경부에서 추천한 전문가로 기술작업반(53명)과 외부자문단(107명)을 구성해 논의한 결과다. 그러나 이는 당시로서는 최신 수치가 아닌, 2021년까지의 업종별 실적을 토대로 전망했던 값이다.
그런데 올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센터가 2022~2024년 산업부문의 업종별 최신실적과 글로벌 생산전망, 국내 생산 여건 등 국내외 경기 여건 등을 포함해 재산정했더니, 2035년 산업부문 미래 배출량 전망이 기존 3억910만톤에서 2억8800만톤으로 2110만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센터는 “기준연도, 인구·국내총생산 등 전제조건 등 입력 데이터와 전망모델 등 다양한 요소 들이 배출 전망에 영향을 미친다”며 “(윤석열 정부에서는) 2021년을 기준연도로 배출전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최신 실적을 반영하지 않아 부풀려졌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읽힌다.
산업부문 감축목표는 산업계의 생산 전망에 기초한 ‘2035년 미래 배출량 전망’(BAU)에 각 산업분야에서의 다양한 감축수단을 적용해 산출된다. 그 런데 이 배출량 전망이 비현실적으로 너무 높게 책정돼 그 결과 산업부문 감축목표가 너무 낮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플랜1.5를 비롯한 시민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플랜1.5는 이처럼 부풀려진 미래 배출량을 조정한 것만으로도 국가 온실가스를 2035년 (2018년 대비) 61% 이상 감축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현재 제시한 네 가지 ‘2035년 감축목표’ 후보안 가운데 산업계는 가장 낮은 ‘48% 감축안’을 원하는 반면 시민사회는 ‘61% 이상 감축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과다 평가된 2110만톤을 빼면, 산업부문 감축목표는 48% 감축안일 때 1억9820만톤, 61~65% 감축안일 때 1억9300만톤으로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정혜경 의원도 “윤석열 정부가 산업부문 봐주기를 위해 미래 배출량을 부풀린 것을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61%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2035년 전체 감축목표도 이에 맞게 전반적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