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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금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택배 사회적 대화 쟁점이 '근로시간 단축'으로 선회했다. 심야 시간 근로 시간 할증을 적용해 업무 강도를 낮춰야 한다는 노동계와 서비스 체계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택배사 입장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이달 말 예정된 3차 회의에서 정부·여당의 중재가 본격화할 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각 택배사는 이르면 내주 과로사 방지책을 마련해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오는 28일 예정된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 3차 회의에서 노동계와 간극을 좁히기 위한 중재 조치의 일환이다.
정부와 택배사, 노동계가 참여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5일 2차 회의에서도 택배사-노동계 사이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아직 출범 초기지만 지난 1·2차 사회적 대화보다 합의점을 찾는 데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노동계는 과로사 방지를 위해 절대적인 심야 시 간대 근로 강도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차 회의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택배노조는 '0~5시 심야시간대 배송 금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주 50시간 근무제'를 제안한 바 있다.
다만 2차 회의에서 민주노총이 제안한 '0~5시 심야시간대 배송 금지' 방안은 주된 논의 대상에서 빗겨난 것으로 관측된다.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일반 소비자는 물론 수입 감소를 우려하는 일반 택배기사까지도 반대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대신 민주노총은 심야 배송기사의 주당 근로 시간을 46~48시간으로 축소하는 의견을 제안했다. 주간 근로 시간 축소를 제안한 한국노총과 같은 의견이다.
지난 1·2차 사회적 대화를 통해 현재 택배기사들은 주 최대 60시간 근무제를 적용 받고 있다. 현행 심야시간대 배송 기사에게 과로사 산재 기준인 '심야 시간 30% 할증'을 적용할 경우 약 50시간 미만의 근로 시간이 적정하다는 논리가 나온다. 민주노총은 △야간 수수료 할증 △심야 시간대 배송 품목 제한(물량 축소) 등 여러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양대 노총은 주 5일 근무제도 택배사들이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 7일 배송 도입과 함께 주 5일 근무제 전환을 약속한 CJ대한통운과 같이 타사도 전면적인 주 5일 근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택배업계는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계 의견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대고객 서비스 체계 전반을 수정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택배사들은 현행 새벽배송·주7일배송 시스템을 유지한 채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새벽배송 비중이 높은 쿠팡은 지난 2차 회의에서 건강검진 확대 등 처우 개선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회의까지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하면서 중재자 역할인 여당과 정부 역할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당과 정부 또한 '0~5시 심야시간대 배송 금지' 의견에 대한 반대 여론을 의식하고 택배사에 수용 가능한 대안을 마련하라 제안한 상황이다.
오는 28일 예정된 3차 회의는 이번 사회적 대화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가 의뢰한 '심야시간대 연속 근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외부 용역 결과가 이달 말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벽배송·주7일배송에 대한 의학적 연구 결과와 택배업계 입장이 더해져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택배사가 노동계 의견에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코멘트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3차 회의를 통해 택배사 의견도 제시해준다면 더 깊은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기자 admin@no1reelsi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