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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여수(전남)=이동혁 기자】"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 달에 20일은 일했죠. 요즘은 열흘도 채 못 나갑니다."
NCC 협력업체 15% 줄고, 발주 44% 감소
10일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인근 대형차 정비소. 이곳에서 만난 25t 화물차 기사 강민수(59) 씨는 "최근 몇 달간 수익이 반토막 났다"며 고개를 저었다. 주요 공장 가동률이성공투자
떨어지며 운행 일수가 줄어든 탓에 차량 유지비조차 감당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강 씨는 "차를 세워만 놔도 지입료·보험료·할부금 등 매달 수백만원씩 고정지출이 나간다"며 "수입은 줄어들고 있으니 결국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호소했다.
인근 정비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정비소태광 주식
관계자는 "차량이 움직여야 수리도 하고 오일도 교체할 텐데 요즘은 화물차 방문이 크게 줄었다"며 "현재 매출은 이전 대비 20~30%가량 감소했다"고 털어놨다.
여수지역 상권 침체의 배경에는 공장 가동률 하락과 정비 공사 축소가 있다. 특히 협력업체 및 건설노동자 이탈이 본격화되면서 지역경제 전반에 타격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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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한 공장 부지가 비어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실제로 지난해 여천NCC·LG화학·롯데케미칼 등 주요 나프타분해시설(NCC) 업체의 협력업체 수는 지난 2022년 대비 15.5하나포유
% 줄었고 발주금액도 44.4% 감소했다. 산단 내 전체 고용의 87% 이상을 차지하던 협력업체 인력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거나 외지로 옮겨가고 있다.
김도현 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 기획국장은 "지난해 월평균 9000명 수준이던 조합원 가운데 현재 여수에 남아 있는 인력은 3000명대"라며 "나머지 6000여명은 일자리챠트의맥
를 찾아 울산·대산 등 타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업종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현재 여수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정비공사는 롯데 계열사의 현장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최대 1000명 내외 규모에 공사 기간도 한 달 남짓에 불과하다.
김 국장은 "대정비는 신증설 공사처럼 1~2년 단위 장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고용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남아 있는 인력도 공사가 끝나면 대부분 외지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빈방 넘치고 손님 없어"...산단 침체에 상권도 '썰렁'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산단이 흔들리자 도심 상권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퇴근 차량이 줄며 도로는 한산해졌고 택시·주유소·상가 등 연관 업종은 매출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일 전남 여수시청 인근 한 건물에 임대 문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여수시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예전엔 원룸촌에 빈방이 없어 입주가 어려울 정도였지만 지금은 공실이 넘쳐난다"며 "상가 임대 문의도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2년째 여수산단 일대에서 택시를 운행해 온 백수옥(62) 씨는 최근 하루 대부분을 '빈차 대기'로 보내고 있다. 백씨는 "예전엔 퇴근길마다 기차 시간을 맞추려는 손님들로 시간당 한 명씩은 꼭 태웠다"며 "요즘엔 두 시간을 기다려도 손님이 없다"고 전했다.
인근 주유소도 상황이 비슷하다. 대기업 거래처 물량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협력업체 차량 방문이 급감하며 최근 2년 새 매출이 20% 넘게 줄었다. 주유소 직원 김석기(58) 씨는 "한 달에 세 번 오던 차량이 이제는 한 번 올까 말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10일 전남 여수시 여수산단로 인근 내트럭하우스에 화물 운송을 기다리는 대형 트럭들이 정차해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여수산단은 지난해 국내 전체 에틸렌 생산량(1280만t)의 절반에 가까운 626만5000t을 생산한 국내 최대 석유화학 거점이다. 하지만 지난해 공장 평균 가동률은 78.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는 롯데케미칼 2공장과 여천NCC 3공장(연산 48만t)이 가동을 멈춘 상태다.
여수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여수산단의 생산액은 87조8400억원으로 지난 2022년 대비 13조870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389억달러에서 319억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지역 사회는 산단 정상 가동과 설비 투자 재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강민수 씨는 "내가 일해야 지역 경제도 살아난다"며 "언젠가는 다시 바퀴가 굴러갈 날이 올 거라 믿고 버틴다"고 말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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