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인공지능(AI) 초호황에 힘입어 비상을 꿈꾸던 K-반도체가 또다시 악재에 직면했다.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앞서 다음 달부터 의약품에 대한 100% 관세를 확정 지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품목에도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일본, 유럽연합(EU) 등 이미 무역 협정을 타결한 국가에 대해서는 15%의 훨씬 적은 관세만 적용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EU와 일본은 최첨단 반도체 공정용 장비, 소재, 고성능 메모리 분야 등에서 한국과 직접 경쟁하 미필자 대출 는 만큼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외에도 국내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들은 관세 부과 시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미국이 수입 전자기기 내 반도체 칩 수를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반도체 산업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업계 직장인신용대출금리 에서는 정부가 대미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불확실성을 줄여줄 것을 원하지만 이 또한 여의찮은 상황이다. 이에 호황과 별개로 대미 품목별 관세가 부과될 경우 불확실성의 확산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日·EU 품목관세 부과돼도 15%…韓만 높은 관세 적용 가능성 커져
30일 업계와 외 지수펀드 신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에 대한 품목 관세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도체 기업이 미국 내 생산 물량과 해외 공장에서 수입한 물량을 1 대 1로 맞추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한 기업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전자기기에 대해 제품 내 반도체 칩 작업진행율 수를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했을 때 "반도체나 의약품 품목관세는 우리도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최종 협상 타결이 미뤄지고 있어 최대 100% 관세를 적용받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한 라라아틀리에 EU, 일본이 15%의 관세만 적용받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기업은 미국시장에서 불공정한 경쟁을 치르게 되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주 미국 측 인사와 전방위적으로 만나며 한국의 요구 사항 등을 설명하며 협상에 나섰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관세 협상과 관련해 국익을 최우선의 전제로 두고 계속해 진행 과정 중에 있다"며 협상 장기화를 암시했다.
협상이 장기화하고 있는 이유는 '3500억 달러(약 490조원) 대미 투자 패키지'에 대한 미국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를 '선불(up front)'로 투자하면 외환시장에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며,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측은 '3500억 달러는 선불'이라는 입장만 고수한 채 우리의 요구는 묵살하고 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기업들만 속이 타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미 관세 관련해선 예측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대한한국 투자 서밋(Korea Investment Summit)'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월 24일(현지시간)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제공) 2025.9.25/뉴스1


자동차·철강·의약품 이어 반도체도 시간문제…정부는 '버티기 전략'만 고수
반도체에 품목 관세가 부과되면 상당 기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 간 협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타결 시점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무리한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중국의 희토류처럼 우리 정부가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마땅치 않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원하는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이미 협상을 타결한 일본과 EU 제품을 소비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성향상 방위비 증액, 주한미군 감축 등 안보 카드까지 꺼내 한국을 압박할 수도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미국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장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가동도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내 생산 물량과 해외 생산 물량을 1대 1로 맞추라는 요구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전동칫솔부터 노트북, 대형 가전까지 반도체가 내장된 수많은 전자기기가 관세 대상이 될 수도 있어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는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협상 타결 일차 시한으로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할 것이 유력한 APEC 정상회담에서 협상 타결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다만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한국 정부의 '버티기 전략'이 통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미중 무역 협상 '빅딜'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한국과의 협상을 우선시할지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