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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되짚어갈 수 없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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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도로를 지날 때마다 흙먼지가 이만저만 날리는 것이 아니었다. 붉고 가늘고 가벼운 먼지였다. 그 먼지가 도로 위 허공에 피어올랐다가 주변으로 흩어졌다. 도로변에 있는 나무나 풀, 길바닥이나 집에는 그 붉고 가늘고 가벼운 매연 같은 먼지가 덕지덕지 쌓였다. 그 길로 사람들이 맨몸으로 다녔다. 소나 염소, 양 떼를 몰고 양치기들이 지나가고 자전거가 지나고려제약 주식
가고 두 마리 검정소가 끄는 마차가 지나가고 아이들 또한 그 길을 걸어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누구도 먼지를 구름같이 일으키는 자동차를 원망하거나 욕하는 사람이 없었다. 다소곳이 길 가장자리로 비켜서서 자동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줬다. 아이들은 자동차를 향해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어 주기도 하고 자동차를 따라 잠시 달려보기도 했다.단타로10억만들기
어린 시절, 6·25 전쟁 무렵 신작로로 달려가는 미군 지프나 트럭을 함께 따라가며 손을 흔들던 기억이 나서 눈물겹기까지 했다. 아, 그런 선량함과 천진성은 도대체 어디에 숨었다가 나타났던 것일까.
탄자니아는 연중 1월부터 4월까지가 우기고 그 나머지는 건기라 한다. 내가 만난 8월은 그야말로 건기 가운데 건기. 말로만 듣던 물 부족 현바다이야기 릴게임 사이트 추천 및 안내
상이 심각했다. 더구나 이상기후로 점점 비의 양이 줄어든다 하지 않는가. 1년에 1㎝씩 자란다는 바오밥나무, 천년 넘게 살아남은 바오밥나무까지 죽은 일이 있다고 했다.
머무는 동안 마을 공동체에서 물비누를 만들어 소득 증대 사업을 벌이는 곳도 가 보고 한국 월드비전의 지원으로 대형 우물을 파서 식수를 해결하는 마을도 방문했다. 가장 심각한단기주식투자
일정은 바라이강 무르스 마을을 방문했을 때였다. 강바닥이 말라 모래밭이 된 곳에서 소와 염소를 기르는 일가족을 만났는데 그들의 사정이 정말로 힘들어 보였다.
새벽부터 일어나 강바닥 모래밭에 우물을 파도 물이 고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짐승들조차 목이 말라 고생한다고 했다. 미리 알았더라면 선물이라도 준비해 오고 식수라도 몇 상자 들고 왔어야 하는 건데 빈손으로 온 것이 마냥 민망했다.
그래도 나에게 좋았던 것은 은다바시초등학교 아이들을 만나고 4학년 80명을 상대로 일일 선생님이 돼 수업을 한 일이다. 함께 온 월드비전 지원자들이 도우미 교사가 되고 내가 수업 주관자가 돼 40분 동안 수업했는데 그 시간이 참으로 좋았다. 내가 한국어로 말하면 통역이 영어로 말하고 그 말을 현지어인 스와힐리어로 통역하는 수업이지만 모두가 만족하고 기쁨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7년 전 결연한 '늦둥이 막내딸'
안타까웠던 것은 학교에서 콩죽을 끓여 한 국자씩 나눠주는데 콩죽을 받아먹을 그릇이 없어 우는 아이와 숟가락이 없어 손가락으로 먹는 아이가 여럿이었다. 월드비전 직원에게 어떻게 하면 저 아이들에게 급식 그릇과 숟가락을 마련해 줄 수 있겠느냐 물어 해결해 주기도 했다.
이번 여행길에서 가장 소중했던 기억은 나의 후원 아동인 네마 니코데무를 만난 일이었다. 후원 결연을 한 2018년 사진으로만 봤을 때 아이는 여덟 살로 눈이 크고 맑고 얼굴이 둥근 유치원생이었다. 나 스스로 탄자니아에 있는 늦둥이 막내딸이라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7년, 얼마나 컸을까. 사실은 5년 전에 진작 이뤄져야 했을 만남이었다. 그때 준비해 둔 선물 가방을 이번에 다시 들고 오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이들이 저들 부모와 함께 우리가 기다리는 방으로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담담한 심정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들어와 웅성거리고 또 맨 처음 들어온 키가 훌쩍 자란 여자아이가 내가 7년 동안 후원해 온 바로 그 아이란 사실을 짐작했을 때 조그맣게 흔들렸고, 드디어 아이가 성큼성큼 내 앞으로 걸어와서 나를 와락 얼싸안았을 때 그만 눈물보가 터지고 말았다.
그 이유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 왜 처음 보는 검은 얼굴의 여자아이를 보고 그렇게 눈물이 흘렀을까. 내가 나이를 먹기는 먹었나 보다. 하기는 풀꽃문학관을 새롭게 개관하고 나서 여러 가지로 다감한 생각이 있었던가 보다. 더불어 이번 여행을 ‘나를 버리는 연습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러지 않았던가 싶다.
사막 나무에도 꽃은 새로 피어
나는 내가 후원해 온 아이가 매우 건강하고 씩씩할뿐더러 미래에 대한 꿈이 확실한 아이란 것을 알고 매우 기뻤다. 한나절밖에 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우리는 충분히 이야기하고 교감했고 충분히 좋은 추억을 남겼다. 구슬을 꿰어 서로의 팔찌를 만들어 교환하기도 하고 아주 많은 사진을 찍었고 식사도 함께했다. 그러면서 지극히 건강하고 아름다운 탄자니아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인류가 생겨난 이후로 때가 타지 않은 채로 보전된 원초적 인간의 본질 같은 것이었다.
놀랍게도 붉은 먼지 뒤집어쓴 채 숨죽이며 서 있는 사막의 꽃나무에도 꽃들은 새로 피어나고 있었다. 어제 핀 꽃과 달리 오늘 아침 새로 핀 꽃들은 전혀 먼지가 묻지 않은 맑고 고운 얼굴 그대로 새하얗게 우리를 향해 웃음 지어 보이고 있었다. 나 좀 봐주세요. 나도 이렇게 꽃을 피웠다고요. 그 모습이 꼭 탄자니아 사람들, 특히나 길거리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자동차를 향해 손 흔들며 새하얀 이 드러내놓고 웃는 검은 얼굴의 아이들만 같아 오래오래 가슴이 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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