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도크 모습 /사진=뉴스1


한미 관세 협상이 지연되면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추진 중인 조선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선 개별 기업 차원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정부 차원의 명확한 정책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정부가 1500억달러(약 208조원) 규모의 조선 협력 펀드를 발표한 이후 후속 계획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정부 발표 직후 꾸려진 국내 주요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태스크포스(TF)는 초기 논의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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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 협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지며 투자 방향과 금액 산정 등이 확정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정책적 뒷받침에 대한 이야기도 아직 없다 보니 일단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스가 프로젝트 발표 당시에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할 가능성 등이 거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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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조지아주 배터리공장 한국인 근로자 구금·석방 사태도 업계의 관심사다. 현지 인력 운용에 대한 부분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구체적인 틀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현지 인력 훈련'을 직접 언급한 만큼 교육기관을 현지에 설립해 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알라딘사이트
국내 파견 인력 규모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행 조건을 둘러싼 협의가 늦어지자 개별 기업들은 독자적인 대미 진출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대미 투자 계획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HD현대중공업은 방산 조선소 헌팅턴 잉걸스, 상선을 전문적으로 하는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 등 미국 현지 조선사들순자산액
과 협력해 공동 건조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의 합병 결정 역시 마스가 프로젝트 추진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인수한 필리조선소 확장을 위해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입, 연간 건조능력을 현재 1~1.5척에서 최대 20척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넥스트칩 주식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 지분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대미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던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워싱턴 DC에서 미국 군함 유지보수·현대화를 전문으로 하는 비거 마린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입찰도 계속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에 이어 최근 HD현대중공업 역시 MRO 사업을 수주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수익성뿐 아니라 향후 미 해군 신조 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기반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마스가가 중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일단은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추진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정부가 마스가를 사실상 한미 통상 협의의 지렛대로 삼은 만큼 정책 결정을 서둘러야 기업들도 투자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