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자리에서 밀리고 빚에 허덕이는 청년들 삶이 한국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인생을 통틀어 가장 빛나는 시절을 보내야 할 청춘들이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 현실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빚어진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 사건도 이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 취업 시장엔 진입 자체가 안 되고, 빌린 돈의 이자도 못 갚는 형편의 청년들이 좌절한 끝에 캄보디아를 출구로 선택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손쉽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잘못을 저지른 행위는 반드시 짚어볼 문제다.삼진 주식
하지만 청년들에게 정상적인 안착의 기회를 주지 못한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책임도 모른 척할 순 없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인구 대비 취업자 수)은 45.1%로 전년 동월 대비 17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 세대의 고용률이 이같이 장대명엔터프라이즈 주식
기 하락세를 보인 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취업자 감소 폭도 청년층이 전 연령대 중 가장 심각하다.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는 343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만여명 줄었다. 20대 취업자는 2022년 11월 이후 2년11개월 연속으로 줄었는데 지난달 30대 취업자 수가 13만여명 늘고, 60대 이상에서 38만여명 증가한 것과 대조적TCC동양 주식
이다.
지금 청년층 취업난 문제는 대외환경에 따른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심각하다. 양질의 일자리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취업장이 선다고 해도 이마저 경력직에게 돌아가는 고용환경이 굳어지고 있다. 기업의 대규모 투자는 국내보다 해외를 노린 경우가 더 많다. 기업이 해외 공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세계 보호무역 기조에 따기계주
른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국내의 까다로운 규제와 융통성 없는 노동법규 탓도 적지 않다.
대기업 신규 일자리는 씨가 말라가지만 중기 영세업체는 반대로 만성적 인력난을 겪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근로자 복지가 크게 벌어져 양극화되면서 젊은이들은 중기를 외면한다. 일자리 미스매칭에 대한 지적은 수도 없이 나왔지만 정부는 마땅한 해결책행복투자
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 강성 노조의 배려와 양보, 차근히 단계를 밟아 더 나은 직장으로 옮겨가는 건강한 일자리 문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소득 없는 젊은이들은 서서히 빚의 덫에 빠졌다. 국내 5대 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20대 가계대출 연체율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신용불량인 20대는 6만명을 넘어 지난 2021년 말과 비교해 25%나 급증했다. 제도권 금융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고 불법 사금융에 내몰린 청년층도 갈수록 늘었다. 더 이상 돈을 빌리지도 못하고 소득도 없는 벼랑 끝 청년들은 해외 고수익 취업 유혹에 이끌릴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희망을 갖지 못하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청년들이 디딤돌로 삼을 신규 일자리는 그저 생겨나는 게 아니다. 기업의 고용 의욕을 돋울 환경을 만들고 일자리 미스매칭의 근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청년들도 쉬운 일로 거액을 받는 일자리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