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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노 킹스’(왕은 없다)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에게 오물을 투척하는 영상을 게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시 “농담 같다”며 시위대를 조롱했다. 또 미국 어떤 도시에든 “군대를 투입할 수 있는 절대적 권리가 대통령에게 있다”며 샌프란시스코 등 다른 도시를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플로리다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난 그건 농담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시위대)를 프로젝트파이낸싱전문가 보니까, 그들은 이 나라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민주당 후원자들이 돈을 댔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돈 주고 만든 새 구호들도 봤다. 뭐, 그 돈은 소로스(진보적 주장을 펼쳐온 투자가 조지 소로스를 말함)나 다른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이 줬겠죠. 우리가 알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위의 규모도 깎아내렸다. 그는 “시위대는 매우 청약저축 금리 적었고, 매우 효과도 없었고,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었다(whacked out). 그 사람들을 보자니 우리나라 국민을 대표한다고 할 순 없겠더라”고 말했다. 시엔엔(CNN)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노 킹스 시위에는 미국 50개 주 전역 약 2700곳에서 700만명(주최쪽 추산)이 모였다.
그는 이어 다른 질문을 하려는 기자의 말을 가로 울산 아파트 전세 막으며 “그런데, 나는 왕이 아니다. 나는 왕이 아니다. 난 우리나라를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쎄빠지게 일한다(I work my ass off). 그게 전부다. 나는 전혀 왕이 아니다”라고 세 차례나 반복해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전 녹화된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왕처럼 군다는 지적을 부인하며 “그들이 나를 왕이라 상환기준소득 고 부른다.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군 투입 도시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도시인 샌프란시스코를 지목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외의 다른 도시에도 군을 투입할 것인지’ 질문에 “나는 (군을 투입할 수 있도록) 반란진압법을 사용할 권한이 있다. 역대 대통령의 50%가 반 약정 위약금 란진압법을 썼다”며 “대통령이 가진 가장 강력한 권한이고, 행사할 수 있는 절대적인 권리가 (대통령에게)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노킹스 시위가 ‘극렬 좌파들의 폭력 시위’이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 상황에서 정부여당을 공격하려는 민주당의 음모라는 주장을 거듭 드러내 왔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19일 에이비시(ABC) 뉴스 ‘디스위크’ 인터뷰에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왕이었다면 정부는 (셧다운을 멈추고) 문을 열었을 것”이라며 “그들(민주당)은 쇼가 필요했고, 척 슈머(민주당 소속 상원 원내대표)는 정치적 엄호가 필요해서 셧다운을 했다. 이번 사건(시위)은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앞서 폭스 인터뷰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시위의 배후에 있다고 비판하며, “우리는 (셧다운을 계기로 ) 민주당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 그들은 지원·복지 예산을 삭감할 권리가 내게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미국 내에서 셧다운에 대한 책임이 정부여당에 있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통신·시카고대학 여론조사센터(NORC)가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가 이번 셧다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당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왕관을 쓴 자신이 시위대에게 오물을 투척하는 인공지능생성 영상을 올리며 시위대를 조롱하는 등 시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백악관 계정은 왕관을 쓴 트럼프 대통령·밴스 부통령과 솜브레(멕시코 전통 모자)를 쓴 민주당 지도부를 대비시킨 합성 사진을 올렸다. 백악관 대변인인 애비게일 잭슨은 시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언론에 “더 울어봐라(Cry more libs)”( 주간지 ‘뉴스위크’)거나, “누가 신경이나 쓰겠나(Who cares?)”(뉴욕타임스) 등 대변인답지 못한 답변을 보내는 실정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설에서 “2009년 민주당은 (보수주의 정치 운동인) ‘티파티 운동’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대중의 반발이 아닌, 찰스 코크 등 보수적 억만장자의 자금 지원으로 인해 발생한 현상이라고 오만하게 치부했다. 이제 공화당이 전국 수백만 시위대를 민주당을 후원하는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며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시청 앞에서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왕은 없다(No Kings)’ 시위 참가자들이 풍선인형 의상을 입고 서 있다. UPI연합뉴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