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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공부했느냐?”라고 묻자, “아직요…”라고 대답하는 아들 백어(伯魚)에게 공자는 “시를 공부하지 않으면 말을 할 게(수) 없느니라”라고 말했다. 이에, 백어는 시 공부를 시작했다.



學:배울 학, 詩:시(poem) 시, 以:(...)로써 이. 시를 공부하지 않으면 말을 할 게(수) 없느니라. 28x72㎝.


시에 대한 한자문화권의 정의는 ‘시언지(詩言志)’ 즉 “시는 ‘지(志·뜻 지)’를 말한다”이다. 그런데, ‘志’는 ‘止(=之:갈 지)+心(마음 심)’으로 이루어진 글자교보악사파워인덱스
로서 ‘마음이 가는 바’를 형상화한 글자이다. 그러므로, 시는 ‘마음이 가는 바를 말로 나타낸 것’을 이름이다. 머리로 계산한 전략적인 말이 아니라,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심(眞心)의 말이 곧 시인 것이다. 진심이 담긴 말이라야 설득력이 있고 감화력이 있는 ‘진짜 말’이다. 그러므로 시를 공부하지 않으면 말다운 ‘진짜 말’을 할 수 없음은 물론, 아예 엔터테이먼트관련주
말을 할 거리(소재)가 없다. 그래서 공자는 “시를 공부하지 않으면 말할 게(수) 없다”고 한 것이다.
‘벌거벗다’의 전라도 방언은 ‘꾀벗다’이다. 꾀(술수)를 벗은 순수함으로 가득한 ‘살아있는 가슴’이 곧 시심(詩心)이다. 살아있는 가슴이라야 순금과 같은 진짜 말이 나온다. 금(金)은 도색하지 않아도 금이다. 말다운 말을 하자! 그리고인터넷황금성
자식에게 시를 공부했느냐고 묻는 부모가 되어 보자.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