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12394374 People gather for a vigil at a makeshift memorial outside of the Turning Point USA headquarters, after conservative political activist Charlie Kirk was killed on 10 September; in Phoenix, Arizona, USA, 20 September 2025. A memorial service for Kirk is scheduled to take place on 21 September in Glendale, Arizona. EPA/CAROLINE BREHMAN/2025-09-21 12:31:41/" class="thumb_g_article" data-o 농협소득증빙 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1/chosun/20250921234047585giub.jpg" data-org-width="5000" dmcf-mid="8JGXJiJqH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 개인회생전세보증금 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1/chosun/20250921234047585giub.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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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터닝포인트 USA' 본부 앞에서 지지자들이 찰리 커크를 추모하고 있다. /박국희 특파원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미식축구 경기장 ‘스테이트 팜 스타디움’. 7만명 수용 가능한 거대한 원형 돔에 손을 들고 포효하는 청년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었다. 지난 10일 유타주의 대학 캠퍼스에서 피살된 청년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터닝포인트 USA 창립자)다. 이곳에서 열리는 그의 추도식을 하루 앞두고 현장은 긴장감이 팽팽했다.
그의 피살 소식에 전국에 조기 게양을 지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9·11 테러 추모 행사 참석을 포기하고 사건 현장으로 날아간 J 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참석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경계 태세도 최고조로 올라가면서 경기장 반경 수백m 도로가 막혔고 일반 차량의 접근이 원천 차단됐다.
행사 당일 1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새벽 5시에 열리는 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해 수백 명의 지지자가 인근 도로에서 밤을 새웠다. 고향이 시카고인 찰리 커크의 추도식이 애리조나에서 열리게 된 이유는 그와 이 지역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2012년 커크가 설립한 청년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는 초기 애리조나 지역을 기반으로 세력을 키웠다.
추도식장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피닉스의 ‘터닝포인트 USA’ 본부를 찾았다. 단체 앞 도로는 수백 명의 지지자가 모여 있었다. 예수가 커크를 안고 있는 대형 걸개와 함께 “그들은 메신저는 죽였지만 메시지는 죽이지 못했다”는 문구가 보였다. 피살 열흘이 지났지만 이날도 눈물을 훔치며 슬퍼하는 이들이 많았고, 두세 명씩 손을 잡고 성경을 읊조리며 기도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생전에 커크와 같이 일했다는 ‘터닝포인트 USA’ 자원봉사자 매슈 콜린스씨는 “찰리는 미래의 대통령 후보였다. 언젠가 진짜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찰리는 기독교적 가치뿐 아니라 미국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보여줬고, 많은 사람이 눈물 흘리며 슬퍼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37도를 웃도는 날씨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지지자들은 무릎을 꿇고 커크에게 전하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
추모식 참석을 위해 전날 유타주에서 10시간을 운전해서 왔다는 데이비드 톰슨씨는 “차 안에서 아들과 찰리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다”며 “그는 젊은 세대가 자유와 신앙을 위해 싸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나는 아들이 그걸 직접 보길 원했다”고 했다. 스티브 파커씨는 “좌파가 찰리를 향해 폭력을 선동하는 발언들을 처벌해야 한다”며 “이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선동이고, 커크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을 뿐 폭력적이지 않았다”고 했다. 지지자들은 반복해서 “우리가 찰리 커크”라고 외쳤다. 주름진 노인부터 어린아이들 손을 잡고 온 젊은 부부까지 커크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그러나 백인 일색인 이들 가운데서 유색인종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20일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 팜 스타디움'. 찰리 커크 추모식을 하루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이곳의 경비는 최고조에 달했다. /박국희 특파원


한편, 그에 대한 추모의 열기뿐 아니라 증오와 분열의 기운도 무르익고 있다. 대통령 및 요인 경호를 전담하는 비밀경호국은 지난 19일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총기와 칼로 무장한 남성을 체포했다. 이 남성은 전직 부보안관 출신으로, 현장에 참석한 고위 인사들을 상대로 테러를 기도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피닉스에서 49세 남성이 찰리 커크의 순교자를 자처하며 동성애자 전용 술집을 총격으로 날려버리겠다고 협박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찰리 커크의 죽음을 둘러싼 이념 대립이 격화하면서 자칫 무차별적 테러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갈등을 봉합하고 화해에 앞장서야 할 정치권은 더욱 분열하고 있다. 19일 공화당 주도로 미 하원 의회를 통과한 커크 추모 결의안에는 민주당 의원 96명이 반대하거나 기권해 이념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앞서 나흘 전 밴스가 커크가 생전 진행하던 팟캐스트 진행자로 나서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을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강도 높게 발언하면서 민주당 내 강력한 반발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강경 좌파로 꼽히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우리는 찰리 커크가 누구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커크의 신념은 무지하고 교육받지 못한 것이며, 수백만 명의 미국인을 소외시켰다”고 했다. 커크가 피살된 유타 밸리대에서는 캠퍼스에 커크 추모비를 세우자는 제안에 학생 2000명 이상이 반대 청원을 올리면서 학내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커크의 피살 사건은 미국 정치와 사회가 ‘폭력의 악순환’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엔 민주당 소속 미네소타주 주의원 부부가 공화당 지지자 총격으로 사망했고, 4월엔 민주당 소속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관저에 화염병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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