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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베롱 고르드 들머리에 있는 ‘뷰 포인트’에서 보이는 마을 풍경. 프랑스관광청 제공 ©P.Giraud - OTLMV
잡풀이 우거진 묘지에 노란 호박색 햇살이 정처 없이 흐르고 있었다. 많은 이가 잠든 묘지. 생을 마감해도 신은 멀고 땅은 가까운 법이다. 잠든 이들의 평안은 비석 아래 흙 속에 있다. 스산한 삶의 마침표가 오롯이 새겨진 데가 묘지다. 지난 9월15일 오후(현지시각)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역 뤼베롱에 있는 루르마랭 공동묘지를 찾았다. 여기엔 알베르 카뮈(1913~1960)가 묻혀 있다. 이날 그의 묘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공동묘지를 릴게임야마토 몇바퀴 돌고서야 겨우 찾아냈다. 그의 무덤은 초라했다. 우후죽순 자란 잡풀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었다. 인간 실존을 화두 삼은 세계적인 지성의 무덤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초라함은 이내 사라지고 그가 찬양한 ‘빛과 대지의 좋은 향기’가 온몸을 휘감았다. 자혜로운 햇살이 어깨에 내려앉았다. 달곰한 프로방스 바람이 스쳐 갔다. 추모는 화려한 장식으로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완성되지 않는다고 속삭였다. 신이 빚은 자연이 무덤조차 숭고한 작품으로 만들었다. 이런 이유에선지 요즘 한국인이 주목하는 대표적인 유럽 여행지가 프로방스다. 선입견을 깨는 ‘발견’을 제공하는 여행지다.
루르마랭 마을 골목 곳곳엔 아기자기한 가게부터 우아한 소품숍까지 다채로운 모바일릴게임 볼거리가 넘친다. 박미향 기자
루르마랭 마을 골목 곳곳엔 아기자기한 가게부터 우아한 소품숍까지 다채로운 볼거리가 넘친다. 박미향 기자
고요하고 아름다운 시골 마을들
야마토연타
“남편은 시골보다는 화려한 대도시 여행을 선호하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생각이 바뀌었어요.” 경기도 광명에 거주하는 나영수·배정희(69)씨 부부는 칠순 기념 여행지로 프로방스를 골랐다. 이들은 지난 9월14일 대한항공 전세기로 프로방스 땅을 밟았다. 한진관광이 기획한 패키지 상품이다. “비용은 좀 들지만 우리 나이대에 맞게 릴게임방법 일정이 여유로워서 골랐다”고 했다. 배씨는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과 아기자기한 골목을 걷는 맛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요즘 여행 마니아들이 추구하는 ‘콰이어트 트립’(조용한 여행)을 프로방스에서 한껏 즐겼다.
성기령 기자
아비뇽, 엑상프로방스, 마르세유, 니스 등이 차로 1~2시간 거리 간격으로 줄지어 있는 프로방스 여행의 시작은 뤼베롱이다. 대도시가 감히 넘볼 수 없는 매력이 넘치는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뤼베롱이 속한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주는 이탈리아 국경과 맞닿은 데다. 이 지역명은 프로방스, 알프스, 코트다쥐르의 조합이다. 지역의 서쪽이 프로방스다.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주에는 프랑스 정부가 인증한 ‘프랑스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 18개가 있다. ‘2천명 이하 거주’가 마을 인증 기준 중 하나다. 국립공원인 뤼베롱 안에는 5개 마을이 있다. 메네르브, 루시용, 고르드, 앙수이 등이다. 그중 대표적인 데가 루르마랭이다. 대략 1100~1200명이 거주한다. 남프랑스의 가장 큰 도시이자 프랑스 제2의 도시인 마르세유에서 차로 1시간20분 거리에 있다. 카뮈가 생의 마지막을 보낸 마을이기에 ‘카뮈 마을’로도 불린다. 카뮈는 1957년에 받은 노벨 문학상 상금으로 루르마랭에 집을 구입해 살았다. 그의 스승이자 프랑스 철학자인 장 그르니에(1898~1971)와 쌓은 인연 때문이다. 장 그르니에는 루르마랭 마을에 머물면서 초기 에세이를 집필했다. 카뮈가 장 그르니에를 처음 만난 때는 17살. 서로가 쌓아간 존경과 우정의 깊이를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알베르 카뮈의 묘가 있는 루르마랭 공동묘지 입구. 박미향 기자
루르마랭 공동묘지에 안장된 알베르 카뮈의 묘. 한 여행객이 비석을 보고 있다. 박미향 기자
지난 9월15일 도착한 루르마랭 골목은 소박해 보였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상점들로 눈부셨다. 성인 5~6명이 다닐 만한 좁은 골목은 그 자체로 볼거리였다. 흑백사진을 판매하는 고풍스러운 가게부터 ‘프랑스 패션은 이런 것이야’라고 알려주는 우아한 의류, 모자, 안경, 바구니, 고급 식기 등을 파는 숍까지 어느 한곳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나무 도마조차 허투루 만든 게 아니라고 강변하는 듯했다. 중세 시대를 배경 삼은 영화에나 나올 법한 문짝을 단 집 벽엔 초록색 넝쿨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뻗어 있었다. 돌연 어디선가 고소한 향이 났다. 빵집 ‘오 파넴’(Au Panem)이다. 천연효모를 사용해 100% 유기농으로 만든 빵을 파는 가게다. 꽤 진솔한 맛이었다. 밥보다 빵이 우선인 요즘 한국에서도 프랑스 빵은 인기다. 나무와 건물이 만든 그늘과 그 그늘을 애써 쫓아내려는 햇살이 숨바꼭질하고 있었다. 이 골목에서 발견하는 건 여행지의 소란스러움이 아니라 고요였다.
뤼베롱 고르드 들머리에 있는 ‘뷰 포인트’. 박미향 기자
뤼베롱 고르드 마을 풍경. 박미향 기자
뤼베롱에는 빼놓을 수 없는 마을 여행지가 또 있다. 고르드다. 루르마랭에서 차로 약 40~45분 가면 나타난다. 두 마을 간 거리는 대략 27~30㎞다. 들머리엔 여행객 대부분이 찾는 ‘뷰 포인트’가 있다. 마을이 한눈에 보이는 이곳에서 사진 한컷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심상을 남긴다. 마을 진입로에 주차된 여러대의 차량을 발견하면 그곳이 ‘뷰 포인트’다. 불이 하나둘 켜지고 별이 제자리를 찾으려 내려올 때쯤 찍은 사진은 근사하다. 언덕에 조성된 고르드는 르네상스 시대 성과 프로방스에서 손에 꼽히는 로마시대 수도원인 세낭크 수도원(l'abbaye de Sénanque)을 품고 있다. 이 고요한 마을이 한때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저항군에게 당한 독일군이 참혹한 복수를 마을에 감행했다. 집들은 파괴되고 주민들은 죽음을 맞았다. 처참한 역사도 이젠 평온한 마을 공기에 묻혔다.
뤼베롱 고르드 들머리에 있는 ‘뷰 포인트’에서 보이는 마을 풍경. 프랑스관광청 제공 ©HOCQUEL A, VPA
고르드에 있는 로마시대 수도원인 세낭크 수도원. 프랑스관광청 제공 ©P.Giraud - OTLMV
바게트와 무화과로 즐기는 집밥
눈요기를 즐긴 정오에 찾아오는 건 허기다. 이 마을엔 호텔 ‘르 물랭’ 안에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 ‘바셰토’(Bacheto)가 있다. 프랑스 미식 평가서 ‘고 에 미요’에 오른 레스토랑이다. 천장이 아치형인 실내와 햇살이 테이블마다 들이치는 실외로 구성돼 있다. 토마토, 무화과, 잘 숙성한 치즈, 고수 등 신선한 재료들이 한껏 맛을 뽐내는 레스토랑이다. 프랑스에 미술사 공부하러 갔다가 음식에 반해 프랑스 요리 전문가가 된 배혜정씨는 ‘프랑스 음식 여행’에 프랑스인들의 집밥을 기술했다. 프랑스인들은 단골 빵집에서 바게트를 사고 시장에서 잎채소, 뿌리채소, 열매채소 등을 사 단출하면서 신선한 밥상을 차린다고 했다. 그는 지역별로 다른 프랑스 샐러드의 예찬론자다. 이곳에서 그가 칭찬한 샐러드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가까운 지중해의 기후 영향을 받아 식재료는 신선하다. 프랑스 음식의 대명사처럼 된 버터 사용도 여기선 좀처럼 보기 힘들다. 빵도 버터를 바르지 않고 주로 올리브유에 찍어 먹는다.
루르마랭 마을에 있는 레스토랑 ‘바셰토’에는 신선한 제철 채소 요리가 많다. 박미향 기자
루르마랭 마을에 있는 레스토랑 ‘바셰토’에는 신선한 제철 채소 요리가 많다. 박미향 기자
뤼베롱 맛의 핵심은 농장에도 있다. ‘도멘 라 코레’(Domaine la Corrée)를 찾으면 남프랑스 농부들의 생생한 생산 현장을 목도한다. 이날 만난 주인 이자벨 아봉(46)은 17세기 농장 건물 앞에 군인처럼 도열해 있는 무화과나무밭으로 이끌었다. “2차 세계대전 때 자급자족했던 농장이죠.” 가족사를 말하며 그가 건넨 무화과를 반으로 쪼개자 즙이 뚝뚝 흥건하게 떨어졌다. 맛보라고 준 무화과는 종류가 몇가지나 됐다. 그중 일부는 샐러드용으로 사용하지만 그저 건조용으로만 쓰는 무화과도 있다고 했다. “모리스! 모리스! 그만!” 무화과농장을 빠져나오자 그가 소담한 가축 사육장 앞에서 소리쳤다. 돼지의 이름은 모리스. 모리스는 킁킁거리면서 최대한 앞발을 내놓고 먹을거리를 찾았다. 사육장엔 모리스만 있는 건 아니었다. 동물을 의인화한 애니메이션 영화처럼 닭, 오리 등이 사이좋게 사육되고 있었다. 목가적인 풍경이다. “지금 루르마랭에선 자라 키우는 게 유행이에요.”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자라 두마리를 보여줬다. 그는 에어비앤비 숙소도 운영한다. 성수기엔 1박에 150유로란다. 그야말로 남프랑스 시골살이가 가능한 데다. 올리브농장 ‘라 바스티드 뒤 라발’(La Bastide du Laval)은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맛 여행지다. 흔히 올리브는 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산을 으뜸으로 치지만 남프랑스 올리브도 이에 못지않다는 평가다. 이 농장 건물에선 시음 행사가 진행된다. 여행자를 비롯해 수입업자가 찾아온다. 이날 한 시음에서 가장 인상 깊은 맛은 마치 우리네 고추장처럼 쿰쿰한 발효 맛이 나는 올리브유였다.
‘도멘 라 코레’ 농장 주인이 자랑스럽게 내보인 무화과 상자들. 박미향 기자
‘도멘 라 코레’ 농장 풍경. 박미향 기자
건축물·다리 곳곳이 예술 작품
한국에서 인기 있는 프랑스 작가로는 장미셸 오토니엘이 꼽힌다. 덕수궁 연못에 설치된 그의 작품 ‘황금 연꽃’은 이제 한국 전통 작품으로 보일 정도로 익숙하다. 2022년 국내에서 연 그의 대규모 개인전 ‘정원과 정원’은 연일 인파가 몰렸다. 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가다. 구슬을 여러 형태로 꿰거나 유리벽돌을 이용해 조형미를 극대화한 설치 작업을 한다. 그의 작품은 그가 담아낸 인간과 우주, 사유의 세계를 따져보기도 전에 시선이 먼저 꽂힌다. 화려하고 영롱하다. 뤼베롱에서 차로 대략 1시간 거리에 있는 아비뇽에서 오토니엘을 만난 건 큰 수확이었다.
1309년부터 68년간 7명의 교황이 머물렀던 아비뇽 교황청의 웅장한 모습. 박미향 기자
아비뇽 교황청 안에 전시 중인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품. 박미향 기자
아비뇽 교황청 안에 전시 중인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품을 보고 있는 여행객. 박미향 기자
지난 9월16일 늦은 오후 도착한 아비뇽 교황청. 세계에서 가장 큰 고딕 양식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작가 마테오 조반네티의 화려한 인테리어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1309년부터 68년간 7명의 교황이 머물렀다. 당시 이곳은 신성로마제국의 일부였다. 2020년 2월15일 재개방을 통해 이곳은 전시와 콘서트가 열리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내년 1월4일까지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들’(OTHONIEL COSMOS ou les Fantômes de l'Amour) 전시가 열린다. 교황청 광장, 아비뇽 다리, 프티 팔레 미술관, 칼베 미술관, 르키앵 박물관, 라피데르 박물관 등 10곳에서도 동시 진행된다. 교황청 전시의 규모가 가장 크다. 아비뇽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30돌을 기념해 기획된 전시다. 교황청에 들어서자마자 마당에 설치된 오토니엘 작품이 유려한 건축물과 어우러져 관람객으로 하여금 과거와 현재를 오가게 했다. 교황청 15개 공간에 133점이 전시돼 있다.
아비뇽 거리 풍경. 박미향 기자
아비뇽 거리 풍경. 박미향 기자
아비뇽 거리 풍경. 박미향 기자
‘아비뇽 다리’도 볼거리다. 우리네 전래 동요처럼 프랑스인들이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아비뇽 다리에서’다. ‘아비뇽 다리 위에서/ 우리는 춤을 춘다, 춤을 춘다/ 아비뇽 다리에서/ 우리 모두는 둥글게 춤을 춘다’는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다. 가볍고 경쾌한 운율이 프랑스인들을 이해하는 단초가 된다. 단아한 구조의 다리에 저녁 햇살이 비추면 모든 일이 그저 하찮게 여겨진다. 아무런 가면도 쓰고 싶어지지 않는다. 알몸 그대로의 나를 발견하고 싶어진다. 뤼베롱 묘지에서 만난 고요한 바람이 이곳에서도 분다. 아비뇽에는 섬도 있다. 론강에 자리 잡은 바르틀라스섬이다. 700㏊ 규모의 섬으로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섬에 자전거 도로가 조성돼 있다.
‘미쉐린 가이드’ 별 레스토랑인 ‘라 타블 오트’의 음식. 박미향 기자
‘미쉐린 가이드’ 별 레스토랑인 ‘라 타블 오트’의 비둘기 요리. 박미향 기자
아비뇽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레알 시장’의 과일 판매대. 박미향 기자
‘줄리앵과 함께하는 아비뇽 구르메 투어’를 통해 경험한 간단한 간식들. 박미향 기자
아비뇽에는 미식 국가 프랑스답게 알찬 먹거리 투어가 있다. ‘미쉐린 가이드’ 별 레스토랑인 ‘라 타블 오트’(La Table Haute)에선 셰프와 함께 대화 나누며 식사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국에선 좀처럼 맛보기 힘든 비둘기구이 요리가 등장한다. 지난 9월17일 오전엔 ‘줄리앵과 함께하는 아비뇽 구르메 투어(Avignon Gourmet Tours)’에 참가했다. 누리집(avignongourmetours.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줄리앵은 아비뇽 출신으로 10여년간 여행 투어 가이드로 활동한 이다. 이날 투어 참가자는 대략 10여명. 유럽인과 아시아인이 섞여 있었다. 만나자마자 그가 건넨 건 크루아상이었다. 진한 버터가 페이스트리 층마다 깊이 스며 있었다. 수제 초콜릿 전문점 ‘알린 제앙’(Aline Géhant), 와인숍, 커피를 볶아주는 잡화점 등 아비뇽 거주민만 아는 가게들로 그가 안내했다. 줄리앵 투어의 백미는 ‘레알 시장’ 투어다. 아비뇽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이다. 샤르퀴트리(샤큐테리·샤퀴테리) 전문점, 색채 화가의 작업실처럼 보이는 과일 판매대, 바삭바삭한 과자와 빵을 파는 곳 등 온갖 먹거리가 가득한 시장이다. 개별 점포에서 한두개씩 사 시장 한쪽에 조성된 식탁에서 먹는 즐거움은 아비뇽 여행의 화룡점정이다. 치즈를 촉촉한 혀 위에 얹어 아삭 깨물면 나른한 행복이 몰려온다.
뤼베롱·고르드·아비뇽(프로방스)/글·사진 박미향 선임기자 mh@hani.co.kr 기자 admin@119sh.info
잡풀이 우거진 묘지에 노란 호박색 햇살이 정처 없이 흐르고 있었다. 많은 이가 잠든 묘지. 생을 마감해도 신은 멀고 땅은 가까운 법이다. 잠든 이들의 평안은 비석 아래 흙 속에 있다. 스산한 삶의 마침표가 오롯이 새겨진 데가 묘지다. 지난 9월15일 오후(현지시각)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역 뤼베롱에 있는 루르마랭 공동묘지를 찾았다. 여기엔 알베르 카뮈(1913~1960)가 묻혀 있다. 이날 그의 묘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공동묘지를 릴게임야마토 몇바퀴 돌고서야 겨우 찾아냈다. 그의 무덤은 초라했다. 우후죽순 자란 잡풀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었다. 인간 실존을 화두 삼은 세계적인 지성의 무덤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초라함은 이내 사라지고 그가 찬양한 ‘빛과 대지의 좋은 향기’가 온몸을 휘감았다. 자혜로운 햇살이 어깨에 내려앉았다. 달곰한 프로방스 바람이 스쳐 갔다. 추모는 화려한 장식으로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완성되지 않는다고 속삭였다. 신이 빚은 자연이 무덤조차 숭고한 작품으로 만들었다. 이런 이유에선지 요즘 한국인이 주목하는 대표적인 유럽 여행지가 프로방스다. 선입견을 깨는 ‘발견’을 제공하는 여행지다.
루르마랭 마을 골목 곳곳엔 아기자기한 가게부터 우아한 소품숍까지 다채로운 모바일릴게임 볼거리가 넘친다. 박미향 기자
루르마랭 마을 골목 곳곳엔 아기자기한 가게부터 우아한 소품숍까지 다채로운 볼거리가 넘친다. 박미향 기자
고요하고 아름다운 시골 마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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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시골보다는 화려한 대도시 여행을 선호하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생각이 바뀌었어요.” 경기도 광명에 거주하는 나영수·배정희(69)씨 부부는 칠순 기념 여행지로 프로방스를 골랐다. 이들은 지난 9월14일 대한항공 전세기로 프로방스 땅을 밟았다. 한진관광이 기획한 패키지 상품이다. “비용은 좀 들지만 우리 나이대에 맞게 릴게임방법 일정이 여유로워서 골랐다”고 했다. 배씨는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과 아기자기한 골목을 걷는 맛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요즘 여행 마니아들이 추구하는 ‘콰이어트 트립’(조용한 여행)을 프로방스에서 한껏 즐겼다.
성기령 기자
아비뇽, 엑상프로방스, 마르세유, 니스 등이 차로 1~2시간 거리 간격으로 줄지어 있는 프로방스 여행의 시작은 뤼베롱이다. 대도시가 감히 넘볼 수 없는 매력이 넘치는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뤼베롱이 속한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주는 이탈리아 국경과 맞닿은 데다. 이 지역명은 프로방스, 알프스, 코트다쥐르의 조합이다. 지역의 서쪽이 프로방스다.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주에는 프랑스 정부가 인증한 ‘프랑스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 18개가 있다. ‘2천명 이하 거주’가 마을 인증 기준 중 하나다. 국립공원인 뤼베롱 안에는 5개 마을이 있다. 메네르브, 루시용, 고르드, 앙수이 등이다. 그중 대표적인 데가 루르마랭이다. 대략 1100~1200명이 거주한다. 남프랑스의 가장 큰 도시이자 프랑스 제2의 도시인 마르세유에서 차로 1시간20분 거리에 있다. 카뮈가 생의 마지막을 보낸 마을이기에 ‘카뮈 마을’로도 불린다. 카뮈는 1957년에 받은 노벨 문학상 상금으로 루르마랭에 집을 구입해 살았다. 그의 스승이자 프랑스 철학자인 장 그르니에(1898~1971)와 쌓은 인연 때문이다. 장 그르니에는 루르마랭 마을에 머물면서 초기 에세이를 집필했다. 카뮈가 장 그르니에를 처음 만난 때는 17살. 서로가 쌓아간 존경과 우정의 깊이를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알베르 카뮈의 묘가 있는 루르마랭 공동묘지 입구. 박미향 기자
루르마랭 공동묘지에 안장된 알베르 카뮈의 묘. 한 여행객이 비석을 보고 있다. 박미향 기자
지난 9월15일 도착한 루르마랭 골목은 소박해 보였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상점들로 눈부셨다. 성인 5~6명이 다닐 만한 좁은 골목은 그 자체로 볼거리였다. 흑백사진을 판매하는 고풍스러운 가게부터 ‘프랑스 패션은 이런 것이야’라고 알려주는 우아한 의류, 모자, 안경, 바구니, 고급 식기 등을 파는 숍까지 어느 한곳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나무 도마조차 허투루 만든 게 아니라고 강변하는 듯했다. 중세 시대를 배경 삼은 영화에나 나올 법한 문짝을 단 집 벽엔 초록색 넝쿨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뻗어 있었다. 돌연 어디선가 고소한 향이 났다. 빵집 ‘오 파넴’(Au Panem)이다. 천연효모를 사용해 100% 유기농으로 만든 빵을 파는 가게다. 꽤 진솔한 맛이었다. 밥보다 빵이 우선인 요즘 한국에서도 프랑스 빵은 인기다. 나무와 건물이 만든 그늘과 그 그늘을 애써 쫓아내려는 햇살이 숨바꼭질하고 있었다. 이 골목에서 발견하는 건 여행지의 소란스러움이 아니라 고요였다.
뤼베롱 고르드 들머리에 있는 ‘뷰 포인트’. 박미향 기자
뤼베롱 고르드 마을 풍경. 박미향 기자
뤼베롱에는 빼놓을 수 없는 마을 여행지가 또 있다. 고르드다. 루르마랭에서 차로 약 40~45분 가면 나타난다. 두 마을 간 거리는 대략 27~30㎞다. 들머리엔 여행객 대부분이 찾는 ‘뷰 포인트’가 있다. 마을이 한눈에 보이는 이곳에서 사진 한컷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심상을 남긴다. 마을 진입로에 주차된 여러대의 차량을 발견하면 그곳이 ‘뷰 포인트’다. 불이 하나둘 켜지고 별이 제자리를 찾으려 내려올 때쯤 찍은 사진은 근사하다. 언덕에 조성된 고르드는 르네상스 시대 성과 프로방스에서 손에 꼽히는 로마시대 수도원인 세낭크 수도원(l'abbaye de Sénanque)을 품고 있다. 이 고요한 마을이 한때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저항군에게 당한 독일군이 참혹한 복수를 마을에 감행했다. 집들은 파괴되고 주민들은 죽음을 맞았다. 처참한 역사도 이젠 평온한 마을 공기에 묻혔다.
뤼베롱 고르드 들머리에 있는 ‘뷰 포인트’에서 보이는 마을 풍경. 프랑스관광청 제공 ©HOCQUEL A, VPA
고르드에 있는 로마시대 수도원인 세낭크 수도원. 프랑스관광청 제공 ©P.Giraud - OTLMV
바게트와 무화과로 즐기는 집밥
눈요기를 즐긴 정오에 찾아오는 건 허기다. 이 마을엔 호텔 ‘르 물랭’ 안에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 ‘바셰토’(Bacheto)가 있다. 프랑스 미식 평가서 ‘고 에 미요’에 오른 레스토랑이다. 천장이 아치형인 실내와 햇살이 테이블마다 들이치는 실외로 구성돼 있다. 토마토, 무화과, 잘 숙성한 치즈, 고수 등 신선한 재료들이 한껏 맛을 뽐내는 레스토랑이다. 프랑스에 미술사 공부하러 갔다가 음식에 반해 프랑스 요리 전문가가 된 배혜정씨는 ‘프랑스 음식 여행’에 프랑스인들의 집밥을 기술했다. 프랑스인들은 단골 빵집에서 바게트를 사고 시장에서 잎채소, 뿌리채소, 열매채소 등을 사 단출하면서 신선한 밥상을 차린다고 했다. 그는 지역별로 다른 프랑스 샐러드의 예찬론자다. 이곳에서 그가 칭찬한 샐러드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가까운 지중해의 기후 영향을 받아 식재료는 신선하다. 프랑스 음식의 대명사처럼 된 버터 사용도 여기선 좀처럼 보기 힘들다. 빵도 버터를 바르지 않고 주로 올리브유에 찍어 먹는다.
루르마랭 마을에 있는 레스토랑 ‘바셰토’에는 신선한 제철 채소 요리가 많다. 박미향 기자
루르마랭 마을에 있는 레스토랑 ‘바셰토’에는 신선한 제철 채소 요리가 많다. 박미향 기자
뤼베롱 맛의 핵심은 농장에도 있다. ‘도멘 라 코레’(Domaine la Corrée)를 찾으면 남프랑스 농부들의 생생한 생산 현장을 목도한다. 이날 만난 주인 이자벨 아봉(46)은 17세기 농장 건물 앞에 군인처럼 도열해 있는 무화과나무밭으로 이끌었다. “2차 세계대전 때 자급자족했던 농장이죠.” 가족사를 말하며 그가 건넨 무화과를 반으로 쪼개자 즙이 뚝뚝 흥건하게 떨어졌다. 맛보라고 준 무화과는 종류가 몇가지나 됐다. 그중 일부는 샐러드용으로 사용하지만 그저 건조용으로만 쓰는 무화과도 있다고 했다. “모리스! 모리스! 그만!” 무화과농장을 빠져나오자 그가 소담한 가축 사육장 앞에서 소리쳤다. 돼지의 이름은 모리스. 모리스는 킁킁거리면서 최대한 앞발을 내놓고 먹을거리를 찾았다. 사육장엔 모리스만 있는 건 아니었다. 동물을 의인화한 애니메이션 영화처럼 닭, 오리 등이 사이좋게 사육되고 있었다. 목가적인 풍경이다. “지금 루르마랭에선 자라 키우는 게 유행이에요.”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자라 두마리를 보여줬다. 그는 에어비앤비 숙소도 운영한다. 성수기엔 1박에 150유로란다. 그야말로 남프랑스 시골살이가 가능한 데다. 올리브농장 ‘라 바스티드 뒤 라발’(La Bastide du Laval)은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맛 여행지다. 흔히 올리브는 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산을 으뜸으로 치지만 남프랑스 올리브도 이에 못지않다는 평가다. 이 농장 건물에선 시음 행사가 진행된다. 여행자를 비롯해 수입업자가 찾아온다. 이날 한 시음에서 가장 인상 깊은 맛은 마치 우리네 고추장처럼 쿰쿰한 발효 맛이 나는 올리브유였다.
‘도멘 라 코레’ 농장 주인이 자랑스럽게 내보인 무화과 상자들. 박미향 기자
‘도멘 라 코레’ 농장 풍경. 박미향 기자
건축물·다리 곳곳이 예술 작품
한국에서 인기 있는 프랑스 작가로는 장미셸 오토니엘이 꼽힌다. 덕수궁 연못에 설치된 그의 작품 ‘황금 연꽃’은 이제 한국 전통 작품으로 보일 정도로 익숙하다. 2022년 국내에서 연 그의 대규모 개인전 ‘정원과 정원’은 연일 인파가 몰렸다. 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가다. 구슬을 여러 형태로 꿰거나 유리벽돌을 이용해 조형미를 극대화한 설치 작업을 한다. 그의 작품은 그가 담아낸 인간과 우주, 사유의 세계를 따져보기도 전에 시선이 먼저 꽂힌다. 화려하고 영롱하다. 뤼베롱에서 차로 대략 1시간 거리에 있는 아비뇽에서 오토니엘을 만난 건 큰 수확이었다.
1309년부터 68년간 7명의 교황이 머물렀던 아비뇽 교황청의 웅장한 모습. 박미향 기자
아비뇽 교황청 안에 전시 중인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품. 박미향 기자
아비뇽 교황청 안에 전시 중인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품을 보고 있는 여행객. 박미향 기자
지난 9월16일 늦은 오후 도착한 아비뇽 교황청. 세계에서 가장 큰 고딕 양식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작가 마테오 조반네티의 화려한 인테리어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1309년부터 68년간 7명의 교황이 머물렀다. 당시 이곳은 신성로마제국의 일부였다. 2020년 2월15일 재개방을 통해 이곳은 전시와 콘서트가 열리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내년 1월4일까지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들’(OTHONIEL COSMOS ou les Fantômes de l'Amour) 전시가 열린다. 교황청 광장, 아비뇽 다리, 프티 팔레 미술관, 칼베 미술관, 르키앵 박물관, 라피데르 박물관 등 10곳에서도 동시 진행된다. 교황청 전시의 규모가 가장 크다. 아비뇽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30돌을 기념해 기획된 전시다. 교황청에 들어서자마자 마당에 설치된 오토니엘 작품이 유려한 건축물과 어우러져 관람객으로 하여금 과거와 현재를 오가게 했다. 교황청 15개 공간에 133점이 전시돼 있다.
아비뇽 거리 풍경. 박미향 기자
아비뇽 거리 풍경. 박미향 기자
아비뇽 거리 풍경. 박미향 기자
‘아비뇽 다리’도 볼거리다. 우리네 전래 동요처럼 프랑스인들이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아비뇽 다리에서’다. ‘아비뇽 다리 위에서/ 우리는 춤을 춘다, 춤을 춘다/ 아비뇽 다리에서/ 우리 모두는 둥글게 춤을 춘다’는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다. 가볍고 경쾌한 운율이 프랑스인들을 이해하는 단초가 된다. 단아한 구조의 다리에 저녁 햇살이 비추면 모든 일이 그저 하찮게 여겨진다. 아무런 가면도 쓰고 싶어지지 않는다. 알몸 그대로의 나를 발견하고 싶어진다. 뤼베롱 묘지에서 만난 고요한 바람이 이곳에서도 분다. 아비뇽에는 섬도 있다. 론강에 자리 잡은 바르틀라스섬이다. 700㏊ 규모의 섬으로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섬에 자전거 도로가 조성돼 있다.
‘미쉐린 가이드’ 별 레스토랑인 ‘라 타블 오트’의 음식. 박미향 기자
‘미쉐린 가이드’ 별 레스토랑인 ‘라 타블 오트’의 비둘기 요리. 박미향 기자
아비뇽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레알 시장’의 과일 판매대. 박미향 기자
‘줄리앵과 함께하는 아비뇽 구르메 투어’를 통해 경험한 간단한 간식들. 박미향 기자
아비뇽에는 미식 국가 프랑스답게 알찬 먹거리 투어가 있다. ‘미쉐린 가이드’ 별 레스토랑인 ‘라 타블 오트’(La Table Haute)에선 셰프와 함께 대화 나누며 식사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국에선 좀처럼 맛보기 힘든 비둘기구이 요리가 등장한다. 지난 9월17일 오전엔 ‘줄리앵과 함께하는 아비뇽 구르메 투어(Avignon Gourmet Tours)’에 참가했다. 누리집(avignongourmetours.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줄리앵은 아비뇽 출신으로 10여년간 여행 투어 가이드로 활동한 이다. 이날 투어 참가자는 대략 10여명. 유럽인과 아시아인이 섞여 있었다. 만나자마자 그가 건넨 건 크루아상이었다. 진한 버터가 페이스트리 층마다 깊이 스며 있었다. 수제 초콜릿 전문점 ‘알린 제앙’(Aline Géhant), 와인숍, 커피를 볶아주는 잡화점 등 아비뇽 거주민만 아는 가게들로 그가 안내했다. 줄리앵 투어의 백미는 ‘레알 시장’ 투어다. 아비뇽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이다. 샤르퀴트리(샤큐테리·샤퀴테리) 전문점, 색채 화가의 작업실처럼 보이는 과일 판매대, 바삭바삭한 과자와 빵을 파는 곳 등 온갖 먹거리가 가득한 시장이다. 개별 점포에서 한두개씩 사 시장 한쪽에 조성된 식탁에서 먹는 즐거움은 아비뇽 여행의 화룡점정이다. 치즈를 촉촉한 혀 위에 얹어 아삭 깨물면 나른한 행복이 몰려온다.
뤼베롱·고르드·아비뇽(프로방스)/글·사진 박미향 선임기자 mh@hani.co.kr 기자 admin@119sh.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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