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에서 여행객들이 결제 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 면세 소비는 기념품과 로컬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제주에서 면세의 방향이 다시 움직이고 있습니다.
5년 가까이 불이 꺼져 있던 신라면세점 제주점 별관이 새로운 동선과 재배치된 브랜드 조합을 갖추고 문을 열었습니다.이 변화는 매장 확장 이상의 의미를 띠며, ‘포스트 면세’ 경쟁이 어디로 향할지를 보여주는 실질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올해 제주점은 무신사DF 입점, 글로벌 브랜드 ‘노마카’ 제주 2호점 운영, 로컬 F 야마토게임장 &B 도입, 비면세 개방 공간 확대, 본관 편집형 동선 재정비까지 연이어 구조를 바꿔 왔습니다.앞서 전시장 운영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기존 공항형 면세 구조에서 벗어난 복합 모델로의 이동이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로컬 디저트 브랜드 판매대. 제주 감성을 앞세운 스낵과 굿즈 제 바다이야기다운로드 품이 면세점 내 새로운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


■ 5년 만의 재개장… 신라가 제주에 만든 ‘실험 플랫폼’별관은 2019년 이후 사실상 공실이었습니다.
신라는 이 공간을 테넌트 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짜는 방식으로 재구축하며, 면세점에서는 보기 드문 개편에 들어갔습니다.1층은 비면세 바다이야기룰 개방형 식음 공간으로 바뀌었고, 제주에서 이미 반응이 검증된 오늘제주·모치롱 등 로컬 디저트 브랜드가 첫 입점자로 선정됐습니다.
여행객뿐 아니라 지역민까지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면서, 면세점 내부 동선이 사실상 다시 설계된 셈입니다.한 입점 브랜드 관계자는 “여행 중 들러 커피만 마시고 가는 손님도 많고, 여기서 맛본 황금성게임다운로드 뒤 위층에서 선물로 구매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면세 혜택 중심에서 벗어나, 여행 경험을 자연스럽게 연장하는 구조를 만들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신규 입점 브랜드 매장. 얼음 조각 형태의 설치물을 중심에 배치해 시각적 효과를 키우고, 아우터 모바일릴게임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 노마카 글로벌 2호점, 무신사DF… 브랜드 라인, 다시 그렸다올해 제주점 변화의 상징적 장면은 글로벌 브랜드 ‘노마카(NOMAKA)’의 제주 2호점입니다.
6개월 팝업 개념으로 시작됐지만, 제주점에서의 반응과 체류 데이터를 근거로 정식 확장 여부를 검토하는 방식입니다.명품 중심이던 면세 구성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브랜드이기에 업계에서도 주목도가 높습니다.



무신사 DF가 제주 면세점에 정식 입점하며 K패션 기반의 신규 브랜드 라인업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무신사DF의 본격 진입은 더 큰 변화로 꼽힙니다.
온라인 기반 스트리트·신진 브랜드가 면세점의 주요 존으로 들어온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이 흐름 속에서 제주점은 ‘로컬–K패션–글로벌 브랜드’가 한 동선에서 자연스럽게 섞이는 편집형 모델로 이동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명품 일변도 시대 이후의 첫 재배열”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본관 동선 재정비… ‘머무는 공간’으로 변화한 면세본관 4층은 제주 로컬 브랜드 중심으로 재구성됐고, 신진 디자이너·해외 신규 브랜드는 K패션과 결합해 하나의 큐레이션 라인을 만들었습니다.
가격과 상품군 중심의 직렬 배치 대신, 체류 시간·고객 흐름·선호 패턴을 중심으로 한 구조가 면세 내부에 처음 적용된 셈입니다.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점은 올해 브랜드 구성의 ‘순서’ 자체를 바꾸는 실험에 들어갔다”며 “업계가 참고할 만한 새로운 표준을 가장 먼저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컬 F&B의 잇따른 입점으로 여행객 체류 시간이 길어지며 면세점의 공간 운영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 2023년 전시장 운영의 연속… ‘쇼핑 이상의 공간’으로 확장신라면세점 제주점은 지난해 면세 공간에 전시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면세 부스 사이에 전시 콘텐츠를 배치함으로써 체류 시간을 늘리고, 공간 자체를 콘텐츠화한 방식이 올해 개편의 기반이 됐습니다.올해 재편된 로컬 식음·K패션·편집 동선은 단순 매장 보완이 아닌, 면세 공간을 여행 경험의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장기 전략의 연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면세점의 경쟁 상대는 이제 다른 면세점이 아니라 여행객의 하루 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흔들리는 공항형 면세… 제주가 먼저 보여준 방향올해 공항형 면세시장은 뚜렷한 구조 조정을 겪고 있습니다.△신라면세점→ 인천공항 DF1 사업권 반납,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DF2 반납, △롯데면세점→ 공항점 축소‧시내 중심 전략 강화, △ CDFG(중국국영면세)→ 한국 입찰 시장 관망.
고임대료 구조, 다이궁(代工·중국 보따리상) 감소, FIT(개별여행객) 증가로 공항형 면세의 핵심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업계는 체류형·도심형·편집형 모델을 향해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 상황에서 제주점 변화는 ‘면세의 다음 단계’를 가장 먼저 비춘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아시아 공항도 같은 흐름… 제주와 글로벌이 겹치는 지점싱가포르 창이, 방콕 수완나품, 도쿄 하네다 면세점에서도 신진 브랜드·K패션·지역 기반 크리에이터 브랜드를 묶은 편집형 큐레이션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면세 시장 역시 △가격 경쟁 중심 → 체험 중심, △명품 편중 구조→ 지역성과 트렌드 결합 구조, △단순 판매→ 콘텐츠 소비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습니다.사실 제주에서 드러난 변화와 맞물리는 흐름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여행의 일부가 되지 못하면 잊혀진다”… 포스트 면세의 승부는 ‘시간’현장에서 만난 여행객들은 “면세점이라기보다 여행 중 쉬어가는 문화 공간 같다”, “로컬 식음과 글로벌 브랜드가 같이 있어 선택이 편해졌다”고 말했습니다.전문가들은 “앞으로 면세의 경쟁력은 가격이 아니라 여행 일정 속에서 확보하는 ‘시간’”이라고 진단합니다.
제주점에서 나타난 변화가 업계의 다음 표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기념품·식품 매장을 찾은 여행객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로컬 브랜드 비중이 커지면서 면세점 내부 동선과 소비 패턴이 함께 바뀌고 있다.


■ 제주에서 시작된 변화… 업계가 지켜보는 이유신라면세점 제주점의 재편은 과장된 리뉴얼이 아니라, 면세업계가 직면한 구조 변화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해답입니다.
여행 흐름, 소비 방식, 체류 패턴, 지역성 선호가 동시에 바뀌는 상황에서 면세점의 정체성과 역할 역시 재정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제주는 그 질문에 가장 먼저 답을 제시한 지역입니다.
“면세점은 앞으로 무엇이 될 것인가.”올해 제주에서는 그 답의 윤곽이 누구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