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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원작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를 쓴 이낙준 작가가 서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백강혁 캐릭터도 여러 차례 실패 거쳐”“우리는 ‘정답은 다양하다’는 다양성 갖춰”“새로운 시도 진짜 신인작가에 지원 필요”
넷플릭스에서 올해 1월 공개돼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원작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를 쓴 이낙준 작가(필명 한산이가)가 강남구(구청장 조성명)가 주최한 ‘2025 강남 디지털 디엔에이(DNA) 페스티벌’에 초대돼 지난 22일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진로 모색과 잔액기준 관련한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2023년부터 운영된 ‘학교로 찾아가는 디지털 미래인재’ 교육 과정의 성과를 공유하고, 초·중학생들이 익힌 기술을 직접 선보이며 미래 기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은 강연 직후인 지난 25일 이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실패를 상정한 도전, 성장의 발판이 되다
여성창업지원센터이 작가는 특강을 통해 무엇보다 각자의 적성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가장 강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경험과 실패를 통해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비로소 알게 된다”며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 역시 작가로서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가 주목받기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 전 여섯 작품을 썼지만, 그중에는 성공보다 실패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첫 작품은 아예 실패할 것을 각오하고 썼다”고까지 했다. 이 작품의 주인공 백강혁은 이전 작품에서도 등장한 인물로, 여러 작품을 거치며 시행착오 끝에 완성된 캐릭터다. 그는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파악하게 돼, 실패가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부산저축은행 사태 는 “우리 사회는 이미 다양성을 갖췄다”며 “지나치게 ‘하나의 정답’만 있다고 생각해 정답을 못 맞히는 것을 실패로 여길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작은 일조차 실패할까봐 시도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며 “특히 젊을 때는 가볍게 도전할 수 있는 일에 망설이지 말고 뛰어들라”는 말도 조언으로 내놨다.
2년 동안의 웹소설 채무불이행이란 작가 시도 기간
미래가 보장된 의사로 군의관 생활을 하던 그는 어느 날 웹소설 작가에 도전했다. 자녀 둘과 아내를 둔 가장인 그는 스스로 작가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기간을 2년으로 정했다. “2년은 배수의 진을 치듯 모든 것을 쏟아붓지 않아도, ‘적정하게 힘든 수준’에서 시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아내 역시 그 결정에 흔쾌히 동의했다.
그는 이때 레지던트 시절부터 틈틈이 모아둔 하드디스크를 꺼냈다. 병원에서 겪은 에피소드, 흥미로운 사례들을 차곡차곡 기록해둔 자료였다. 그렇게 2016년 첫 웹소설 ‘군의관, 이계가다’가 탄생했다. 그는 “덜 준비된 상태에서의 도전이었지만 작가로서 성장과 실력 향상을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었다”고 회상했다.
유튜버로서 또 다른 실험
현재 그는 구독자 141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본업이 전업 작가인 만큼 유튜브 덕분에 작가로서 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며 “유튜브는 수익보다 내 본업을 빛내주는 일종의 광고판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패하더라도 잃는 것이 크지 않기에 시도해볼 만한 일”이라며 “이런 작은 도전들이 결국 더 큰 가능성을 키워준다”고 말했다. 작가로서의 세계와 영상 콘텐츠 세계를 연결하며 창의의 폭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AI 시대, ‘취향’과 ‘경험’이 곧 경쟁력
이 작가는 좋아하는 취향을 찾고 경험을 쌓는 일이 인공지능(AI) 시대에 인간만의 경쟁력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연 중 한 중학생이 “AI와의 경쟁에서 인간이 못 이길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질문에 대해 “나 자신도 10년 뒤의 미래를 알 수 없는데 아이들 세대를 위해 조언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취향을 찾아야 하고 취향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는 말은 꼭 하고 싶다고 했다. 그도 부모로부터 다양한 문화와 경험을 접하며 자신의 취향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고수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여러 나라 음식을 먹어보고, 다양한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보이차 마시기처럼 수많은 낯선 경험이 제 취향을 발견한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성공은 ‘운과 인복’이 만들어낸 결과
이 작가는 자신의 성공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며 젊은 세대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했다. “웹소설계에서 ‘톱 수준’의 작가는 아니었지만 운과 인복이 좋았다”고 말했다. ‘중증외상센터’ 드라마화 과정에서도 “주연배우 주지훈씨가 나서 캐나다에 있던 감독을 설득해 한국으로 와서 작품을 검토하게 되는 등 예상치 못하게 도움들이 모이고 모여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야기꾼’을 꿈꾸다: 경계가 무너지는 미래
그는 자신의 목표를 웹소설이라는 특정 장르에 국한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AI 시대에는 웹소설, 웹툰, 드라마뿐 아니라 게임 등 장르의 경계가 점차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정 작품의 ‘대박’보다는 꾸준히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가며 그것이 다른 콘텐츠로 확장되는 과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요즘은 웹소설·웹툰을 전공하는 학생조차 창작자보다는 안정적인 급여를 받을 수 있는 회사 소속의 직원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며 놀랐다”며 “이는 경쟁 과열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탓”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경향이 창작산업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신인 작가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마련하고 지원이 필요한 진짜 신인들은 기회를 얻지 못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글·사진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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